'소맥 부진' 롯데칠성음료, 7년만에 와인 재조명 [돈 되는 와인 니치마켓]③매출 정체 극복 카드 부상, 올 1분기 성장률 67% 달성
전효점 기자공개 2021-07-20 08:19:38
[편집자주]
불과 수년 전 맥주와 소주에 밀려 찬밥 취급을 받았던 국내 와인시장이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가 '홈술' 트렌드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중견기업에 이어 롯데, 신세계, 한화 등 대기업 유통계열사들도 먹거리를 찾아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빅뱅'이 몰아치고 있는 와인업계의 판세 변화와 기업들의 대응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9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소맥'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와인이 나홀로 실적을 방어하면서 오랫동안 소외받던 와인사업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와인 직영점 출점을 비롯한 전문가 영입 등 두 팔을 걷어붙이고 적극적으로 마중물을 붓고 있다.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는 그동안 소주 '처음처럼'과 이를 보조하는 맥주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짜왔다. 소주 처음처럼은 매출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주류 부문이었고 2014년 출시된 클라우드 역시 '신동빈 맥주'로 알려지면서 전사적인 지원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이 가운데 늘 실적이 지지부진했던 와인사업부는 상대적으로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롯데주류 와인, 폭발하는 시장에도 평균 성장률 밑돌아
롯데칠성음료 와인사업부는 처음처럼과 클라우드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보유 브랜드 '마주앙'은 1977년 출시된 최장수 와인으로 국내 와인의 선구자로 손꼽힌다.
계열사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해 소규모 와인수입업을 병행하던 롯데칠성음료는 2009년 당시 국내 2위권의 와인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던 ㈜두산 주류BG를 인수했는데 마주앙도 이 때 롯데로 넘어왔다. 롯데칠성음료는 2012년까지만 해도 롯데아사히주류 와인사업을 롯데주류와 통합시켜 육성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화려한 출발에도 불구하고 롯데칠성음료 와인사업부는 순탄한 성장을 이어가지 못했다. 2014년 출시한 자체 맥주 클라우드 육성에만 전사 정책의 초점을 맞추면서 서서히 관심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한때 연간 매출 700억원을 바라보던 와인사업부 실적은 클라우드가 출시되던 2014년 갑자기 500억원대로 내려앉는다. 이후 2017년까지 줄곧 역성장을 거듭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2015년까지만 해도 국내 3위권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2016년 한 단계 뒤로 밀려났고 이듬해 신생 경쟁사 신세계엘앤비에게 자리를 내줬다.
이 시기부터 롯데칠성음료는 별도 표기하던 와인사업부 실적을 2015년도 사업보고서부터 기재하지 않았다. IR보고서에서도 와인사업부가 언급되지 않았다. 사업보고서 와인시장 현황과 전략에 대한 언급은 2013년 개정 이후 무려 2020년까지 달라진 내용이 없을 정도다.
와인사업부 매출은 2017년 이후 와인시장이 성장기에 진입한 이후에도 정체를 답습했다. 지난해까지 4년간 국내 와인시장은 매년 15% 이상 성장률을 거듭한 반면 롯데칠성음료의 평균 성장률은 5% 미만에 그쳤다.
◇소주·맥주 부진에 와인 재조명 …'마주앙' 영광 재현할까
와인사업부가 재조명을 받게 된 것은 그간 실적 효자로 알려졌던 주력 포트폴리오들이 일제히 악재를 만난 지난해부터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는 2019년 중순 일본 불매 운동으로 처음처럼 소주 판매가 타격을 입은데 이어 경쟁사 신제품 테라의 돌풍으로 클라우드 맥주마저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상황은 한층 비호의적으로 전개됐다. 주류사업부는 전년 대비 약 13% 감소한 매출 609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를 마무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늘 비슷한 실적을 유지하던 와인사업부는 주류부문의 지지대로 부상했다. 지난해 각 사업부가 역신장 하는 분위기 속에 와인사업부 홀로 유의미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이같은 실적은 업황 전반의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국내 와인시장은 지난해 수입주종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맥주를 제치고 수입액 1위를 점할 정도로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전체 수입 주류의 40% 이상을 와인이 차지할 정도다.
롯데칠성음료 와인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619억원을 기록하면서 롯데주류 포트폴리오 10% 이상 비중을 넘어섰다. 그러나 피어그룹 성장률에 비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롯데칠성음료 와인사업부 지난해 성장률은 6%로 신세계엘앤비나 금양인터내셔날의 성장률 40%엔 한참 못 미친다.
롯데칠성음료는 뒤늦게 와인 전략을 재정비하며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3월에는 와인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자체 직영점 브랜드 '와인온' 1호점을 개점했다. 올해들어 3호점까지 개점을 완료했다. 와인온은 경쟁사 신세계엘앤비의 성장 동인이 됐던 '와인앤모어' 출점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고객창출에도 공을 들여 저칼로리, 저도수, 고가의 니치 마켓 등 다양한 수요을 겨냥한 와인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판로 다각화에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와인사업부 실적 및 전략 역시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시금 IR 보고서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선 아예 주류 전략의 상당 부분을 와인에 맞춘 상태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와인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대응해 포트폴리오 다양화, 프로세스 개선 등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와인 매출은 지난해 4분기 전년대비 25% 늘었고 올들어슨는 1분기 67% 성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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