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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신기술조합 CoGP 시대]상품확보+신탁보수, 증권사도 ‘일석이조’③비상장·메자닌 투자상품 지속 공급…0.5~3% 신탁보수 수취

이민호 기자공개 2021-07-30 12: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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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사모운용사들의 신기술사업투자조합 공동운용(Co-GP)이 자산운용업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옵티머스펀드 사태 이후 딜을 소싱해도 판매사와 수탁사의 업무 위축으로 펀드를 설정할 수 없었던 운용사들이 새로운 비히클로 고개를 돌린 것이다.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를 신기술사업금융회사와 나눠가지는 등 펀드 단독운용보다 수익성이 감소하는 문제가 있지만 상품 공급과 소싱 네트워크 유지가 급선무라는 판단에서 이뤄지고 있는 변화다. 더벨이 신기술조합 공동운용의 배경과 현황, 장단점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9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활성화는 비상장·메자닌 펀드 부족에 신음하던 증권사 PB센터에도 단비가 되고 있다. 신기술조합 진입을 위해 신탁 비히클을 씌우면 신탁보수까지 확보할 수 있어 기존처럼 펀드를 판매할 때와 유사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전문사모운용사와 신기술사업금융회사가 공동운용(Co-GP)하는 신기술조합은 운용사가 투자자산을 소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운용사가 딜을 소싱해도 수탁업무 위축으로 펀드를 설정하기 어려워 신기술조합 비히클을 취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사 신기술금융 부서와 공동운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증권사가 발행을 주관한 자산을 편입하는 경우도 있다.

조합원 모집은 운용사와 신기사가 절반씩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신기사로서는 운용사가 공동운용을 제안해 오면 조성된 자금의 미집행분을 투자할 기회가 생긴다. 운용사는 기존 일임고객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거나 증권사 리테일 창구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신기술조합은 비상장사 주식이나 상장사 메자닌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자위험이 비교적 높은 상품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리테일 채널을 통한다면 고액자산가 고객이 밀집한 하나금융 클럽원,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신한금융 PWM 프리빌리지 등 강남권 증권사 PB센터를 중심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PB센터는 신탁을 비히클로 투자자금을 모집한 이후 신기술조합 조합원으로 진입하는 구조를 따른다. 증권사마다 신탁 부서가 독립적으로 배치돼있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유연하게 편입할 수 있고 운용 자율성도 높아 전체 자산관리 수익에서 신탁이 차지하는 기여도가 높은 편이다.

이때 증권사는 신탁보수를 수취한다. 보수 수준 결정이 비교적 자유로운 점도 긍정적이다. 최종 투자하는 자산의 유형에 따라 적게는 0.5%에서 많게는 3%까지 다양하다. 신탁은 투자자 모집과 운용을 증권사가 모두 책임지기 때문에 같은 자산을 담는 펀드를 판매만 하는 경우와 수익을 비교하면 증권사 몫이 소폭 커지는 효과도 있지만 사실상 비슷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며 운용사로부터 비상장·메자닌 펀드 공급이 이전보다 감소한 것은 PB센터로서도 답답한 문제였다. 새로운 투자기회를 꾸준히 소개하는 것이 급선무다. 비히클 차이에 따른 수익 변화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신기술조합 공급 확대를 반길 만하다.

무엇보다 비상장·메자닌 상품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다. 최근 수년간 고액자산가들의 비상장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PB센터의 상품 네트워크가 주요 역량의 하나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다수 공모주에서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하는 점도 비상장·프리IPO 투자를 통해 비교적 낮은 밸류에이션에 물량을 선점하려는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PB센터가 하나의 거대한 LP 역할을 하면서 상품을 걸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운용사와 신기사도 늘었다. 이렇게 네트워크를 넓혀두면 향후 우량 딜이 시장에 나왔을 때 일부 물량을 가져와 클럽딜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최근 하나금융 클럽원 한남이 세븐브로이맥주에 투자하는 얼머스인베스트먼트 신기술조합에 일부 자금을 책임진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최근 증권사 본사 차원에서 비상장 투자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면서 비상장·메자닌을 담는 신기술조합 상품을 판매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기술조합 공동운용에 나서는 운용사들은 별도로 리테일 자금모집에 나서지 않고 투자를 원하는 기존 일임고객을 조합원으로 모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PB센터가 벤처캐피탈 및 신기사 네트워크를 넓게 확보하고 비상장기업 투자기회를 꾸준히 열어주는 것은 고액자산가 고객에 대한 주요한 차별화 전략”이라며 “다만 최근에는 상품을 리테일에 걸기 어려워 신규고객보다는 기존고객에 의존도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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