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딩투자' 확대 한국운용, 19년만에 자본확충 나선다 모회사 한국투자증권 대상 100억 유상증자…ETF·부동산 강화 긍정적
이민호 기자공개 2021-08-25 07:45:3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약 19년 만에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시딩(seeding)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자기자본을 늘리려는 것이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펀드 확대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1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증권의 100% 자회사다. 이번 유상증자 납입일은 오는 24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자기자본(올해 6월말 기준)은 1263억7269만원에서 1363억7269만원으로 100억원 증가하며 이 중 자본금은 660억원에서 660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늘어나게 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은 2002년 이후 약 19년 만이다. 2000년 6월 자본금 300억원 규모로 설립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02년 3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450억원으로 불렸다. 이후 2005년 7월 동원투자신탁운용을 흡수합병하면서 자본금이 현재의 66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번 유상증자는 자본금이 소요되는 펀드 시딩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 펀드 시딩은 고유재산 운용으로 수익을 확보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초기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펀드수익자와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자금유치에서의 신뢰성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 강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기존 자본금 규모는 경쟁사들에 비해 두드러지게 많은 수준은 아니었다. 펀드순자산과 일임평가액을 합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지난달말 기준 전체 운용규모(AUM)는 63조3570억원으로 업계 6위다. AUM이 비슷한 신한자산운용(754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400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410억원)에 비해 자본금 규모가 뒤쳐지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AUM이 월등히 많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타깃 경쟁사로 두고 있는 삼성자산운용(934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679억원), 한화자산운용(5700억원)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시딩은 일부 펀드에만 제한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특히 자금유입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트랙레코드 확보가 필요한 ETF에 대한 시딩 비중이 높다. 지난달말 출시한 ‘한국투자KINDEX미국스팩&IPOINDXX증권ETF’(100억원)와 ‘한국투자KINDEX미국친환경그린테마INDXX증권ETF’(100억원)는 대부분 한국투자신탁운용 고유자금으로 운용되고 있다. 앞서 5월 출시한 액티브 ETF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ESG액티브증권ETF’(90억5000만원)나 ‘한국투자네비게이터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증권ETF’(97억4000만원)도 고유자금 비중이 높다.
‘한국투자항공기전문투자형사모특별자산6호’(57억원)나 ‘한국투자도쿄레지던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H’(200억원) 등 사모 특별자산 및 부동산 펀드에도 고유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외에 ‘한국투자글로벌착한기업ESG’(15억원), ‘한국투자아시아그로스이니셔티브H’(48억원), ‘한국투자아시아플러스’(98억원) 등 공모 주식형 및 채권형펀드에 대한 고유자금 투입은 펀드 유지나 유휴자금 투자의 목적으로 보인다.
이번 자본금 확충으로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확장을 꾀하고 있는 ETF 비즈니스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현재 투자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자본금 규모가 확대돼 시딩이 유연해질수록 신규상품을 내놓을 여지도 커진다. 지난달말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3조1235억원이다. ETF 시장점유율 5.2%로 삼성자산운용(46.7%), 미래에셋자산운용(29.6%), KB자산운용(8.7%)에 이은 4위에 올라있다.
부동산펀드 강화에도 긍정적이다. 모회사 한국투자증권은 자산관리(WM) 상품 다각화와 고유재산 운용을 위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을 통한 공모 및 사모 부동산펀드 공급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부터 잇따라 출시된 ‘한국투자룩셈부르크코어오피스부동산’, ‘한국투자도쿄한조몬오피스부동산’, ‘한국투자도쿄기오이쵸오피스부동산’, ‘한국투자서울오피스포트폴리오부동산’ 등이 이런 기조에 따라 설정된 펀드들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시드머니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들에 비해 자기자본이 적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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