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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3세 임세령·상민, '초록마을' 엑시트 성공할까 보유지분 50% 최대 5000억 기업가치 추산, 2014년 매입가 20배 치솟아

전효점 기자공개 2021-08-27 07:57:5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6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상그룹이 유기농식품 유통 계열사 '초록마을'의 투자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 50%가 넘는 임세령 부회장·임상민 전무 등 오너일가 지분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대상그룹은 전략적 파트너십부터 경영권 매각까지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손바뀜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상홀딩스는 26일 초록마을 투자유치 자문사로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내달 예비 입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룹 밖에서 새로운 외부투자자를 유치해 초록마을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초록마을 최대주주인 대상 오너일가 두 자매가 이번 기회에 지분을 성공적으로 매각할 지에 맞춰지고 있다.

초록마을은 대상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2013년 창업주 3세인 임세령 부회장이 초록마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한편 현대자동차 등 기타주주로부터 주식을 인수하면서 지분을 크게 늘렸다. 이듬해 동생 임상민 전무까지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초록마을은 2014년도를 기점으로 오너가 두 자매가 나란히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가 됐다.

2020년 말 현재 초록마을 지분은 임 부회장 30.2%, 임 전무 20.3%, 대상홀딩스 49.1% 등이 각각 소유하고 있다.


이같은 주주 구성 때문에 초록마을은 대상가의 두 딸이 향후 승계 재원을 마련할 발판이 될 계열사로 관측됐다. 실제로 초록마을은 2013년 대상가의 두 딸이 최대주주로 합류한 후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였다.

2012년 1230억원에 불과하던 연간 매출은 2013년 1384억원으로 성장했고 2014년 1761억원으로 치솟았다. 이어 2016년에는 연간 매출 2305억원을 기록하면서 오너가 두 딸이 최대주주가 된 지 3년 만에 매출이 2배로 불어났다.

영광의 시간은 짧았다. 오프라인 중소형 점포를 사업 기반으로 하던 초록마을은 이후 이커머스 신선식품 채널이 성장하면서 이들로부터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당했다. 2018년에 이어 2019년 연매출이 1600억원대까지 급락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초록마을은 2019년 이후 온라인 사업부문을 육성하는 발빠른 사업 재편을 통해 지난해 매출을 다시 1900억원선으로 올려놓는데 겨우 성공했다.

시장은 초록마을이 반짝 반등을 이뤄낸 올해가 대상그룹 오너 일가의 입장에서는 엑시트를 위한 적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신선식품 시장에서는 마켓컬리나 오아시스, 에스에스지닷컴 등 쟁쟁한 온라인 경쟁사들이 다수다. 초록마을 입장에서는 '유기농' 콘셉트를 제외하고는 이들 사이에서 특별한 경쟁 우위를 지속적으로 가져가기 쉽지 않다.

게다가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호황기를 맞은 이커머스 유통업체들의 인수합병과 자금조달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기업 공개의 포문을 열었고 에스에스지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역시 질세라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록마을 입장에서도 몸값을 띄울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셈이다.

관건은 시장에서 초록마을의 기업가치를 얼마나 인정해줄지다. 초록마을은 2018년 이후 줄곧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은 적자 기업에도 호의적인 편이다. 한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 없지만 시장 지배력이 높거나 잠재력이 큰 기업에게 매출을 평가 척도로 삼고 주가매출비율(PSR) 3~4배의 기업가치를 인정해준다.

지난해 매출 14조원, 영업손실 5500억원을 기록한 쿠팡은 상장 이후 한때 PSR 기준 무려 7.8배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매출 9500억원, 영업손실 1200억원을 기록한 마켓컬리도 최근 시장에서 최소 2조원, 잘 하면 최대 PSR 5배에 해당하는 5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만약 초록마을도 동종업계가 평균적으로 기대하는 PSR 4~5배를 적용받을 수 있다면 기업가치 8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치솟는다. 지분 50%를 가진 오너가 두 딸은 4000억원에서 5000억원을 손에 쥘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달 현재 대상홀딩스 시가총액이 3900억원이다.

그러면 두 딸은 얼마만큼의 차익을 얻게되는 걸까. 임 전무가 2014년 6월 대상홀딩스로부터 초록마을 지분 3.6%(10만6590주)를 추가 매입했을 당시 지불했던 현금은 15억원이다. 전체 지분으로 환산하면 당시 초록마을 기업가치는 415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2020년 매출 기준 PSR 4배를 적용한 초록마을 기업가치의 20분의 1에 해당한다.

오너가 두 자매는 최대 1900%의 수익률을 얻고 엑시트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초록마을은 상대적으로 시장 지배력이 낮기 때문에 이들 기업과 같은 수준의 PSR 배수를 적용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대상그룹이 초록마을을 투자자들에게 던져두고 반응을 엿보는 배경이다.

대상홀딩스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지분이 매각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초록마을이 얼마 만큼 기업가치를 인정받는지 보고 매각 여부를 결정할 것"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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