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로 한숨 돌린 롯데렌탈, 세번째 공모채 발행 도전 [발행사분석]녹색채권 2000억 수요예측…등급 전망 '안정적' 복귀
김지원 기자공개 2021-08-31 11:03:48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렌탈이 올해 세 번째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입성 이후 첫 공모채 발행이라는 점에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공모채로 조달하는 최대 3000억원은 전기차 매입에 투입할 예정이다.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이번 수요예측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IPO 공모로 자금을 확보한 덕분에 AA-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지킨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대 3000억 규모...전액 ESG채권으로 발행
롯데렌탈은 오는 9월 1일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3년물 800억, 5년물 800억, 7년물 400억원으로 구성했다.
기관 투자자에 제시할 희망 금리밴드는 개별 민평수익률의 '-30bp~+30bp'를 산정했다. 수요예측 업무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등 대표 주관사 5곳이 총괄한다.
롯데렌탈이 공모채를 발행하는 건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2월 녹색채권으로 2500억원을 발행해 그중 1900억원을 친환경 자동차 구매에 사용했다. 이번에도 전액을 녹색채권으로 발행해 전기차에 투자할 예정이다.
롯데렌탈은 최근 IPO를 통해 AA- 신용등급을 지켰다. 2019년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되면서 A등급으로 떨어질 상황에 처하기도 했지만 이번 IPO로 강등 위기를 모면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3사는 이달 롯데렌탈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의 등급전망이 '안정적'으로 조정되며 금리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며 "기관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크게 우려할 만한 이슈가 아니라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 영향을 고려해 수요예측 날짜를 금통위 이후로 정했는데 예상했던 결과가 나와 오히려 투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IPO로 재무 부담 완화...신규 투자 여력 확보
롯데렌탈은 이번 IPO로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했다. 증자로 유입된 4219억원을 자본총계에 단순 가산할 경우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630.9%에서 406.0%로 떨어진다. 6월 7.3배에 달했던 레버리지비율도 증자 반영 후에는 5.1배로 하락한다.
롯데렌탈의 재무 지표는 최근까지 등급 하향 트리거를 밑돌았다. 최근 수년간 급격하게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차입금도 함께 불어났기 때문이다. 2015년 말 기준 2조3000억원이던 총차입금은 2021년 3월 말 3조9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자기자본비율은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12~13%대에 머물렀다. 신용평가사가 등급 하향 트리거로 제시한 14%를 밑돌았다. 이번에 IPO를 단행하면서 크레딧 시장에서 제기되던 여러 재무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IPO 이후 재무구조 개선으로 인해 안정된 상황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위축됐던 신규 투자 여력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업계 내 경쟁 심화, 수익성 지속 여부는 변수
다만 당장의 재무 지표 개선이 기관의 투자 심리를 크게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국내 렌탈 시장 점유율 경쟁은 롯데렌탈 회사채의 매력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변수다.
롯데렌탈은 SK렌터카에게 최근 시장 선두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롯데렌탈의 시장점유율은 21.8%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작년 9월 유상증자를 단행한 SK렌터카가 적극적인 인수와 통합 작업으로 시장 점유율을 19.8%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다.
업계 내 경쟁 심화로 수익성 호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변수다. 롯데렌탈의 주요 사업 부문인 렌터카 사업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렌터카 인가 대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인해 롯데렌탈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경쟁 심화로 업황이 나빠 투자를 지금보다 크게 확대할 여력이 많지는 않다"며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더라도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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