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07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가 이르면 이번주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기업공개(IPO) 공모 절차를 본격화한다. 다수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기업가치(밸류)를 하향조정할 계획이다.한 달여 전 받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결국 몸값을 낮추라는 신호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 빅딜인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 등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
카카오페이에 대한 개입은 상대적으로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혁신' 기업으론 첫 조단위 공모 주자인 탓이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송금 시장 1위 사업자로 올 2분기 거래액만 24조원에 이른다. 올 5월 기준 가입자수는 3600만명이다.
지갑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소비자 일상을 바꾸며 전에 없던 수익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다만 대다수 혁신기업이 그렇듯 아직 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요인들에 기인해 IPO 측면에서도 새로운 유형의 빅딜이 탄생했다.
이익을 중시하는 기존 방법으론 밸류를 산출할 수 없어 EV(기업가치)/Sales(매출)라는 생소한 방식을 도입했다. 매출 성장률에 기반해 밸류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피어그룹(경쟁사)도 국내엔 없어 해외서 찾았다. '혁신+조단위' 공모의 첫 공식을 만들어 냈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는 시장의 시각과 다르다. 최초 증권신고서가 나왔을 때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고객들에게 공모가 상단으로 장기 의무보유확약을 걸어 베팅할 것이라고 보고 했다.
자체적으로 카카오페이 밸류를 20조원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약 12조원)보다 8조원이 저렴했다. 카카오페이보다 가입자가 크게 적은 경쟁사인 토스가 올 6월 8조2000억원 밸류로 펀딩을 받은 것이 근거였다.
토스는 가입자가 펀딩 직전인 올 5월 기준 약 2000만명이었다. 가입자당 가치가 약 41만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페이는 가입자수(약 3600만명)로 단순 계산한 밸류가 14조7600억원이다. 통상 펀딩 밸류가 IPO 밸류보다 크게 낮다는 점까지 감안해 카카오페이는 20조원으로 평가했다.
카카오페이는 이 같은 시장평가에도 밸류를 오히려 낮춰 IPO에 나설 전망이다. 일각에선 금감원의 잣대(증권신고서 심사)가 구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본다. 전통적으로 금감원은 평가방법은 이익, 피어그룹은 국내를 선호하는 것으로 IB업계는 경험해 왔다.
기업과 시장은 급변하는데 당국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향후 나올 수 있는 또 다른 혁신기업은 고민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밸류를 인정받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투자자가 아니라 당국이다. 국내가 아닌 다른 나라 시장으로 눈길을 돌릴 수 있는 요인이다. 코스피라는 진열대에서 매력적인 상품들이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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