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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뎁 울고, 아이디스 웃은 '1100억 군납' 전말은 저가 입찰로 공정성 시비, 낙찰 전격 취소…추가 배정 가능성 '솔솔'

조영갑 기자공개 2021-09-08 08:48:5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6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최대 국군 방범사업으로 꼽히는 1100억원 규모의 '주둔지(1~4권역) CCTV 사업' 윤곽이 나오면서 입찰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1, 3, 4권역 총 337억원의 수주를 따냈던 이노뎁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면서 낙찰이 전격 취소, 아이디스가 최대 수혜자가 됐다는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디스는 국방부의 '미래 과학화경계체계' 일환으로 추진되는 주요 주둔지 경계(CCTV) 사업의 1~3권역을 따내면서 총 521억원의 계약금액을 확보했다. 185억원 규모의 제 4권역은 OLED 장비 제조사 탑엔지니어링이 따냈다. 이번 사업은 총 1097억원 규모로, 투찰율이 65% 수준에 불과해 잔여 사업비 400억원 역시 기낙찰 기업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당초 이번 사업에는 아이디스를 비롯해 올해 6월 상장한 이노뎁, 탑엔지니어링 등 코스닥 주요 기업들이 대거 응찰하면서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경계 과학화 정책과 관련해 1분기 국방부가 단일 사업으로 1000억원 넘는 사업을 입찰공고하자 주요 관련 사업자들의 물밑 행보가 분주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노뎁의 행보가 적극적이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코스닥 상장 후 대형 사업 수주의 '호재'가 필요했던 이노뎁은 이성진 대표를 중심으로 사업을 따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투찰금액 기준 337억원의 계약금액을 확보하면 지난해 총매출액의 50%가 넘는 현금이 유입, 기업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1 ,3, 4권역 입찰에 뛰어든 이노뎁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지난 8월 중순 337억원 규모의 사업을 따냈다. 194억원 규모의 2권역은 아이디스에 돌아갔다. 하지만 이노텝 낙찰 이후 응찰기업들의 재심사 요구가 빗발쳤고, 국군재정관리단은 재심사 과정에 돌입했다.

심사 과정에서 제출서류와 관련 '공정성' 시비가 있었던 게 결정적 사유로 전해진다. 이번 사업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응찰 가격과 군납 레퍼런스가 낙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노뎁의 경우 군용 CCTV 사업과 관련해 레퍼런스가 미미한 기업인데다 생산능력(CAPA) 등이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낮은 응찰가를 써내 경쟁사들의 원성을 산 걸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이노뎁의 감시장비 생산능력은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이는 계약 납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이노뎁이 밝힌 영상감시장치의 생산능력은 480대 수준이다. 1인 기준 일일 2대를 토대로 월 20일, 연간 총 480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이디스는 지난해 말 기준 연간 65만대의 감시장치 생산이 가능하다. 군납 이력 레퍼런스도 상대적으로 열세다.

이 때문에 응찰자들 사이에서 불공정 여론이 번졌고, 재심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노뎁이 수주에 성공했던 1, 3, 4권역의 수주액은 337억원이다. 투찰금액 기준 타 응찰기업에 비해 35% 이상 낮게 입찰에 응한 셈이다. 재심사를 통해 낙찰된 해당 권역의 사업비는 512억원이다. 이 때문에 이보다 높은 금액을 써낸 와이어블, 에스넷시스템, 네이버시스템, 뉴코리아전자통신 등 다수의 기업이 고배를 마셨다.

업계 관계자는 "이노뎁이 조달청 등 계약과정에서 '원가 필터링'은 통과했지만, 공정성 시비가 일면서 사업수행 능력 및 공정성을 심사한 국군 감사기구의 벽은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낙찰이 취소된 1, 3구역 사업을 따낸 아이디스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노뎁과 달리 관련 공시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액(1510억원)의 30%에 해당하는 521억원의 계약을 확보했지만, 단일공급 계약이기 때문에 자율공시 사항이다. 아이디스 관계자는 "(입찰과 관련) 공정성 시비가 있었던 것 외에는 내막은 모른다"면서 "생산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올해 내 납기를 마치고, 전량 매출액으로 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건 현재 투찰금액이 총사업비의 65% 수준인 706억원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나머지 약 400억원의 사업비가 기낙찰 기업에 추가 배정될 가능성도 있다. 군 예산의 경우 미집행분이 차년도 예산안 조정 시 반영될 수 있어 전력 강화를 목적으로 후속 입찰을 진행하는 게 원칙이다. 이 때문에 1~4권역에 장비의 대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입찰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군납의 경우 장비의 연동성, 동질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후속 입찰의 경우 기존 납품기업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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