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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영분석]KDB산업은행, 3년만에 예수금 '16조' 늘렸다이동걸 회장 '수신 강화' 지시 결과, 정책금융 조달기반 확보

김규희 기자공개 2021-09-07 07:07:22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6일 15: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의 예수금 규모를 급격하게 늘리고 있다. 이동걸 회장의 수신 강화 지시에 따른 결과다. 수신을 늘려 기업구조조정 등 정책금융에서 발생한 적자폭을 상쇄하고 투자 여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국내 시중은행과 협약을 맺고 이용 가능한 점포수를 늘려 오프라인 접근성을 개선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늘어난 비대면 금융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통해 개인 수신 역량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6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예수부채(예수금) 규모는 48조8752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지난해말 예수금과 비교하면 6개월만에 2조8116억원(6.10%) 늘어난 수치다.

예수금 규모는 2018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12월말 32조4458억원이었던 예수금은 2019년 12월말 34조6640억원, 2020년 46조636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3개월만에 2조5176억원 늘어 48조5812억원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이 예수금을 늘리고 있는 건 이동걸 회장의 수신 강화 의지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기업구조조정 등 정책금융 기능 수행 과정에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수신을 늘려 곳간을 채워야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과거 이같은 인식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그는 2018년 7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산업은행이 정부에서 돈을 받아 뿌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정부에서 1원도 지원 받은 바 없다”며 “돈을 벌어 비워진 곳간을 채워야 정상적인 지원업무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 혁신산업 투자 등 위험부담이 큰 정책 기능을 수행하면서 수익성이 약화됐는데도 정부 지원이 부족해 스스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이중고를 토로한 셈이다.

실제로 당시 산업은행의 이익잉여금은 바닥이 보이던 상태였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쌓아놓은 유보이익으로 투자 등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14년 6조8909억원이었던 이익유보금은 2015년 4조9495억원, 2016년 1조308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산업은행은 2017년 2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익잉여금은 1조7433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우조선해양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 탓이었다.

산업은행은 이미지 개선에 그쳤던 기존의 광고 방식을 전면 개편하고 지하철 광고 등을 통해 수신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영업을 강화했고 3년 가까이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예수금은 은행의 기초 체력으로 평가된다. 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예대마진은 가장 기본적인 수입원이다. 예수금 규모가 늘어나면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가능한 동시에 조달금리를 낮춰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다만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낮은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예금금리가 낮을수록 수익이 커지는데 산업은행의 원화예수금 대부분은 저축성예금이다. 저축성예금은 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등으로,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과 달리 일정 기간 동안 자금이 묶여 있어 상대적으로 예금 금리가 높은 상품이다.

지난해말 기준 37조3916억원의 원화예수금 중 99.71%(37조2820억원)가 저축성예금이었다. 요구불예금은 1096억원에 불과했다.

산업은행은 개인 고객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영업점을 공유하기로 했다. 그동안 전국에 영업점이 69곳 밖에 없어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하나은행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를 극복한 것이다. 산업은행 개인 고객은 전국 652곳의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입출금, 통장정리 등 기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속도감 있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늘어난 비대면 금융 수요를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여·수신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고객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찾지 않아도 자유롭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토스, 핀크 등 핀테크 업체와 디지털금융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고 핀테크 기술에 기반한 비대면 거래 확대, 수신상품 판매 및 제휴 신상품 공동개발, 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기반 신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안정적인 정책금융 수행을 위한 예수금 조달기반 확보를 목표로 핀테크 기업 제휴 활성화 등을 통하여 고객 앞 상품 및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하나은행 제휴로 법인 및 개인고객 접근성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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