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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 스톡옵션 대신 자사주 지급한 속내는 매년 누적적 지급으로 장기근속 유도...퇴직 시에만 현금화 가능

임정요 기자공개 2021-09-24 07:19:5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3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젠이 2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임직원에 배정했다. 지난 7년간 스톡옵션 지급이 전무했던 회사라는 점에서 이번 의사결정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매년 적립식으로 지급되는 구조지만 임직원 퇴사할 시에만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실효성 면에서 한계로 지목되는 부분이다.

씨젠은 반기보고서(6월 30일) 기준 43만521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17일 종가인 6만3500원으로 계산하면 273억원 규모다. 보유 자사주의 10% 넘는 규모를 임직원에 무상으로 지급하는 셈이다. 회사 측은 매년 임직원에 지급하는 자사주 물량을 시장에서 꾸준히 매입하겠다는 입장이다.

RT-PCR 진단기업인 씨젠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2019년말 300명대였던 임직원 수도 최근에는 약 1000명까지 늘어났다. 실적 개선으로 직원들에 대한 보상책도 확대됐다. 이사보수한도를 대폭 늘린데다 각종 성과급으로 직원들의 작년 평균 보수 역시 1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사주 지급 역시 성과 공유의 연장선 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년간 직원 대상으로 스톡옵션이 전무했다는 점에서 현금이 아닌 주식을 인센티브로 제공했다는 점은 이례적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씨젠 IR 관계자는 "바이오업계가 인력변동이 심하고 경쟁이 치열하다"며 "특히 연구소 인력을 많이 충원하고 있는데 그들을 끌어올만한 메리트와 기존 인력 유지 방안으로 자사주 지급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톡옵션이 발행가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의 부여라면, 자사주는 성과급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교부하는 형태다. 근본적으론 유사하지만 미세한 차이가 있다. 스톡옵션은 보호예수 기간이 지나면 언제든 현금화 할 수 있지만 씨젠은 '퇴직시 지급'하는 RSU(Restricted Stock Unit, 양도제한조건부주식) 방식을 택했다.

바이오 업계의 한 재무이사(CFO)는 "RSU는 결손금이 있는 회사는 활용하기 어려운 방식이다"며 "씨젠처럼 자사주를 매입할 자금여력이 있는 회사만이 선택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번 자사주가 퇴직시에만 현금화 할 수 있는 형태라는 점에서 다소 기형적"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빠른 현금화를 위해 퇴직하는 역효과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씨젠 관계자는 "매년 지급하는 누적식인 만큼 장기 근속 메리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시적 주가하락으로 퇴사율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단기적 이익실현보다는 퇴직 후를 대비하는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씨젠은 근속 1년 미만의 임직원이 7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은 직급과 근속년수 등에 따라 배분받는 자사주 수량이 다르다. 천종윤 대표이사는 임직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본인 배정분을 받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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