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08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BTS가 역사를 쓰고 있다. BTS와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가 함께 부른 신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가 빌보드 싱글 차트 ‘Hot 100′ 1위를 차지했다. BTS는 지난해 9월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최초로 1위를 차지한 후 1년 1개월여 만에 총 6곡을 정상에 올렸다. 빌보드에 따르면 이는 1964∼1966년 비틀스의 1년 2주 이래 최단 기록이다.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새로운 역사를 쓰는 중이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전체 순위에서 1위에 오르는 등 넷플릭스가 서비스하고 있는 83개국 모두 정상에 오른 작품으로 기록됐다.
2000년대 욘사마 열풍을 일으킨 '겨울연가'를 필두로 전세계를 향한 한류의 공습이 시작됐다. 드라마가 한류를 앞장서 끌고 나갔고 음악과 영화도 한류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프렌즈, 섹스앤더시티, 뉴키즈온더블럭을 보고 들으며 미국과 서양 문화를 동경했던게 20~30년 전이다.
이제 BTS, 블랙핑크, 기생충, 미나리, 킹덤, 손흥민은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막걸리를 비롯한 한식, 주거 공간, 생활 방식 등 BTS를 탄생시킨 한국을 알기 위해 전세계인이 우리나라를 동경하고 있다.
# 삼성은 지난 8월 2023년까지 3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신규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2018년 8월 발표한 '3년 플랜' 당시 180조원보다 60조원 많다. 총 투자액의 75%인 180조원을 국내에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최근 3년 영업이익 122조원도 넘어선다. 벌어들인 돈 이상을 재투자하겠다는 의미다. 단일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다.
올해 우리나라 정부 예산 556조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을 투자하는 삼성을 정치권은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부터 이건희, 이재용까지 모두가 존경받을만한 일류 기업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25년 전 이건희 삼성 회장은 기업은 2류, 관료는 3류, 정치는 4류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의 통찰력에 무릎을 탁친다.
# 이 정도면 한국인으로 태어난게 자랑스러울 정도다. 문화 예술 스포츠 분야는 물론이고 삼성 현대차 LG SK 같은 기업들도 세계 일류 반열에 속속 가세했다. 온몸에 국뽕을 맞은 듯 자부심이 충만해진다. 유튜브에는 K로 시작하는 온갖 국뽕류의 콘텐츠가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모국인 대한민국을 'Hell조선'이라고 조롱한다. 헬조선에서 국뽕을 외치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이 낯설다.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와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만든게 정치와 정치인이라고 하면 지난친 억측일까.
상대방을 향해 비난과 증오의 화살을 죽일 듯 쏘아대는 모습이 '정치는 4류'라고 했던 그 시절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대선판에 뛰어든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미래를 위한 비전이나 국민들을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 정치인의 내로남불 위선이 지겹다. 니 편, 내 편을 가르는 정치권의 진영 논리는 사회 전체를 극심한 혼란으로 밀어넣고 있다.
기업 역시 정권의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그 정권의 보복을 받고, 따르면 다음 정권의 공격을 당한다. 독재시대가 끝났는데도 정권이 기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공깃돌처럼 여기는 것도 달라진게 없다. 바쁜 기업인을 국정감사 명분으로 불러 망신주며 호통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한다. 이런 정치 토양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다.
헬조선에 사는 MZ세대들은 많은 것을 포기한 듯하다. 집값이 급등하니 집을 포기하고, 신혼집이 없으니 결혼을 포기하고, 결혼을 못하니 아기도 포기한다. 헬조선에서 아기를 키우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고 한다. 고난한 삶의 허기를 BTS나 오징어게임으로부터 채우는건 아닐까.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