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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내제가치 주춤? 확대 전략 '계속' 가치경영에서 수익성 확대로 무게중심 이동 분석

김민영 기자공개 2021-10-28 07:31:54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7일 16: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손해보험의 내재가치(Embeded Value·EV) 성장세가 다소 꺾였다. 2016년부터 강조해 온 가치경영과 내실성장 기조 아래 매년 EV 확대 전략을 펴 왔는데 올해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당기순이익은 증가세를 보여 가치경영에서 수익성 확대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V는 보험사의 조정순자산가치와 보유계약가치의 합을 말한다. 보험사의 단기적 순이익보다 장기적인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자산과 보험부채의 만기가 길고 평가기준이 달라 재무제표만으로는 정확한 가치를 파악할 수 없는 보험사의 특성을 고려해 고안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KB손보의 EV 증가폭이 감소했다. 올해 3분기 기준 7조5280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동기(6조9160억원) 보다 8.8%(6120억원) 증가했다.

KB손보는 2017년부터 작년 말까지 매년 1조원 이상 EV 성장세를 보였다. 2017년 말 1조8360억원에서 2018년 말 3조9350억원, 2019년 말 5조8360억원로 상승했고 2020년 말에는 6조7950억원을 기록했다. EV가 높아졌다는 건 KB손보가 신계약가치가 높은 상품 중심으로 미래를 대비한 영업을 했다는 뜻이다.

현재 KB금융지주 부회장인 양종희 전 사장의 지휘 아래 추진한 '연만기' 장기보험 상품 확대 전략이 EV를 높이기 위한 일환이었다. 양 사장은 2016년 말 취임 후부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EV와 신계약가치 성장을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연만기 상품은 10·15·20년 만기 등 일정 기간을 기준으로 보장기간을 설정한 장기보험을 말한다. ‘세만기’ 상품은 일정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하고 80세 또는 100세 등 약정 나이까지 보장한다.

연만기는 보험료를 납입하는 동안만 보장하고 이후 갱신하는 상품이다. 연만기 상품은 세만기보다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보장 기간이 짧고 리스크가 적어 신계약가치가 높다.

KB손보에 따르면 장기보험 중 연만기 상품의 비중은 2016년 33%에서 작년 78%로 올랐다. 지난해 업계 평균이 약 60% 수준임을 감안하면 타사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KB손보는 2019년 KB지주 기업설명회(IR)에서 EV 세부지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대부분 보험사는 EV 세부지표 공개를 꺼리는데 KB손보가 EV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평이 나왔었다.

EV만 강조하기엔 당장의 순이익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손보는 2017년 33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뒤 2018년 2620억원, 2019년 2340억원, 작년 1640억원으로 매년 순이익 감소를 겪었다.

여기에 지난 1월 취임한 김기환 사장 역시 EV를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KB손보는 작년 4분기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이익이 바닥을 찍은 만큼 올해는 턴어라운드를 통해 순이익을 끌어올리는 수익성 모멘텀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KB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김 사장이 보험영업·투자영업의 체질개선을 통해 수익성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김 사장은 재무·리스크·홍보·인사·글로벌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이 있는 만큼 내재가치와 순이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KB손보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690억원으로 전년동기(1870억원) 대비 44% 증가했다. 상반기 희망퇴직(210억원)과 쿠팡 물류창고 화재 등 대형화재 보상 관련 손실 100억원 등 일회성요인을 제외하면 누적 순이익이 3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KB손보의 연간 순이익 목표가 3000억원인데 3분기만에 벌써 목표를 달성했다.

KB손보는 경영전략에 변화 없다는 입장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올해 경영전략은 그동안 계속 추진해온 가치경영·내실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익과 매출을 확대해 나가자는 것”이라며 “내재가치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증가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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