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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전화위복?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비용 절감 기대감 2분기 기본설계 작업 재개, IR서 투자축소 시사...수소 투자 '반사이익' 가능성

박상희 기자공개 2021-11-08 08:23:0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까. 에쓰오일(S-Oil) 창사 이후 사상 최대 투자 규모를 자랑하는 샤힌(Shaheen) 프로젝트가 비용 절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팬데믹 사태로 전면 중단됐던 프로젝트는 올 2분기 기초설계 작업에 돌입하는 등 작업을 재개했다.

최근 있었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IR에서 에쓰오일은 당초 7조원으로 예상됐던 계획 대비 샤힌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가 축소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에서 락다운(Lock-down)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엔지니어들의 이동이 제한돼 기본 설계 업무가 전면 중단됐다”면서 “그 기간 엔지니어들이 국내에 머무르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검토한 결과 투자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2분기에 샤힌 프로젝트의 기본 설계 작업을 재개했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접종을 완료한 엔지니어들을 영국으로 파견해 기본 설계 업무와 공정시설 재배치 업무에 착수했다.

기본 설계 작업은 내년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어느 정도로 투자 규모를 축소할 수 있을지는 미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본 설계 작업이 끝나야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공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면서 “이후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2018년 총사업비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중질유 분해시설 및 올레핀 하류시설(Residue Upgrading Complex & Olefin Downstream Complex, RUC/ODC)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샤힌은 RUC/ODC 프로젝트의 완료 이후 에쓰오일이 수익성 확대와 사업다각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다.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올레핀 하류시설을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에쓰오일의 모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의 최신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 기술 도입이 핵심이다. TC2C는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에쓰오일은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하류 공정에 대한 경제성 평가 등을 통해 투자 타당성 검토와 기술도입선 선정을 완료했다. 순항하는 듯 했던 프로젝트는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락다운 조치로 인해 약 1년 3개월 간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됐다.

그러나 그 기간 엔지니어들이 고안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당초 예산의 10% 절감만 가정해도 7000억원에 이른다.

현재로선 에쓰오일이 샤힌 프로젝트에서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을지 예단할 수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샤힌 프로젝트에서 절감된 비용이 수소 사업에 투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쓰오일은 올해부터 부쩍 수소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 초 차세대 연료전지 벤처기업인 에프씨아이(FCI)의 지분 20%를 확보함으로써 수소 산업 진입을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FCI는 40여 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27년까지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100MW 이상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그린수소 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9월에는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 협약식’을 체결했다. 생산시설, 글로벌 네트워크 등 양사가 축적한 운영 노하우와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전 밸류 체인 수소 및 바이오 연료 사업을 공동 개발한다. 수소 인프라 구축과 수소 공급 및 운영 사업을 개발하고, 해외 청정 암모니아와 수소의 도입, 유통 사업도 모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와 협력하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한 경쟁력 있는 블루 암모니아를 국내에 공급하는 등 해외 청정 암모니아 생산원의 확보, 도입 및 수소 추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다만 에쓰오일은 아직까지 수소 사업 관련 구체적인 비전이나 청사진을 대내외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 회사 관계자는 “수소 생태계에서 에쓰오일이 할 수 있는 사업 역량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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