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1월 11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11월가산금리 내릴까 말까...당국 인하 요구에 은행들 '속앓이'
3년 전 이맘때 기사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에 육박하자 금융당국이 가산금리를 지적하며 금리 인하를 대놓고 주문했다. 은행들은 줄줄이 백기 투항했다. 당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75%, 대출금리 기준인 코픽스 금리는 2%대였다.
#2021년 11월
자고 나면 오르는 대출금리, 주담대 금리 5%대
최근 기사다. 금리 상승 추세라 하지만 3년 전과 비교해 금리는 한단계 내려가 있다. 기준금리는 0.75%, 코픽스 금리는 1%를 넘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 수요자들이 내야 하는 주담대 금리는 3년 전과 비슷하다. 아니 더 오를 것 같다. 우대금리는 사라졌고 은행들은 배짱을 튕기며 대출금리를 무섭게 올리고 있다.
대출의 기준이 되는 금리만 놓고 보면 지금 주담대 금리는 3년 전에 비해 적어도 1%포인트 정도 낮아야 한다. 하지만 그 반대다. 달리 말하면 가산금리가 3년 전에 비해 적어도 1%포인트 이상 높아졌다는 뜻이다. 아무리 가산금리 산정 체계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이 정도는 납득이 잘 안 된다.
3년 전, 가산금리가 높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던 금융당국은 조용하다. 아니 당국이 뒤에서 오히려 금리 상승을 유도하는 듯하다. 당국의 입장만 놓고 보면 시중은행들의 가산금리 체계,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
금리를 높게 쳐 주고서라도 대출이 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신용대출은 아예 막혔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개인들의 신용이 얼마나 달라졌다고 대출 자체가 안될까.
총량 규제 카드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규제다. 겉으로는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이라 이야기 하지만 결국 매번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위한 또 다른 카드라는 걸 누구나 안다.
금융회사들이 반발 할 것도 같지만 당국의 암묵적인 용인에 가산금리 인상으로 보상받고 있는 형국이다. 규모를 늘리지 못하니 금리를 높여 그 기회비용을 상당 부분 만회하고 있다. 당국도,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대출 총량 규제는 그리 나쁘지 않은 카드다.
수요자들만 우울하다. 넘치는 유동성의 시대에 '빚도 자산이다'는 말은 그림의 떡이다. 자산관리 시장 측면에서 레버리지 차단은 현금부자들에게 '그들만의 리그'를 더욱 강화시킨다. 흔히 말하는 '사다리 차기'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대출이 희귀 아이템이다.
자산을 불리기 위한 레버리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경제적 약자들에게 대출 규제는 치명적이다. 대부분의 규제는 의도와 달리 약한 곳을 가장 먼저 파고들기 마련이다.
수요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비용을 전가하는 금융회사들의 얄미운 전략 변경, 이를 은근히(?) 용인하는 당국의 의도가 철저히 먹혀 들고 있다. 그 사이 경제적 약자들은 일방적으로 기회박탈 혹은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 '대출 희소가치의 시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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