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1월 26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에는 그때그때마다 인기 투자업종이 존재한다. 그 시기만의 투자트렌드인 셈이다. 최근 1~2년은 골프장, 폐기물처리업체나 플랫폼기업 등이 각광을 받았다. 한때 식음료·외식업(F&B)이 투자 인기 업종으로 떠올랐다. 2010년대 초중반 PE를 중심으로 F&B업체에 앞다퉈 투자했다.△모간스탠리PE의 놀부NBG 인수(2011년) △IMM PE의 할리스커피 인수(2013년) △로하틴그룹의 BHC 인수(2013년) △미래에셋PE의 커피빈 인수(2013년) △어펄마캐피탈의 매드포갈릭 인수(2014년) △CVC캐피탈의 KFC 인수(2014년) △유니슨캐피탈의 공차 인수(2014년) △프랙시스의 토다이 인수(2015년) △어피너티의 버거킹 인수(2016년) △스카이레이크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인수(2016년) 등이 대표적이다.
PE들은 유가나 환율 등 대외변수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데다 트렌드를 잘 타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라고 보고 F&B 투자를 적극 고려했다. 자본이 뒷받침되면 성장이 비교적 용이한데다 꾸준한 현금창출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분류됐다. 실제로 해외에서의 F&B 성공 사례가 상당했기에 투자는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후 F&B 산업을 둘러싼 업황은 급속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주 52시간 제도 도입과 최저임금 인상 등 외부 변수가 발생하며 F&B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됐다. 빠른 소비자 입맛 변화에 도태되는 곳도 생겨났다. 특히 최근 2년동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 등 수요가 감소하며 영업환경은 더욱 험난해졌다.
침체기동안 대다수 F&B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2010년 초중반 F&B에 투자했던 PE들 입장에서는 더욱 난감한 환경이다. 통상 PE는 펀드만기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후 5년 정도가 지나면 엑시트를 시도한다. 하지만 매물로 내놔도 딜이 결렬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PE들이 최근 F&B 포트폴리오 엑시트를 성공적으로 단행해 눈길을 끈다. 유니슨캐피탈은 2019년 말 TA어쏘시에이츠에 공차 지분을 넘겼다. 2020년 10월 IMM PE는 KG그룹에 할리스커피를 매각했다. 올들어 스카이레이크는 아웃백스테이크를 BHC그룹에 성공적으로 팔았고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투썸플레이스를 칼라일그룹에 엑시트 했다.
엑시트에 성공한 곳의 면면을 살펴보면 힘든 시기에도 꾸준한 수익창출을 달성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실 업황은 특정 F&B기업에게만 우호적이진 않다. 얼마나 전략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노력을 기울였느냐가 엑시트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아웃백이나 투썸 등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딜리버리 서비스 강화를 꾀했다. 또 내부 프로세스 시스템화 등 IT와 인프라 투자에 특별히 공들여 왔다. 제품 라인업을 전략적으로 구성하고 메뉴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변화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 선제적 대응을 해 온 셈이다. 팬데믹을 예상하고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선제적인 투자는 코로나19 영향 하에서도 안정적 성장의 뒷받침이 됐고 결국 성공적인 엑시트로 이어졌다.
최근의 성공적인 F&B 엑시트 사례에 힘입어 그동안 선뜻 매각을 시도하지 못했던 다수의 매물이 내년 이후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얼마나 착실히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이행해 왔는지 시험대가 펼쳐지는 셈이다. 제2의 아웃백, 투썸의 성공사례를 목도할 수 있을 지 내년 F&B M&A 시장판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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