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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생명·푸르덴셜생명, 통합 없이 '듀얼 체제'로 간다 화학적 결합 의문 부호, 시너지 높지 않아…상당 기간 2개 생보사 유지

김민영 기자공개 2021-12-09 07:20:5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8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두 생명보험사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에 대해 인위적 결합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대졸 설계사의 대면 영업 위주인 푸르덴셜생명과 방카슈랑스와 온라인 보험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는 KB생명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 통합의 시너지를 내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1개 금융지주 아래 2개의 생보사가 존립하는 ‘듀얼 체제’가 상당 기간 유지될 전망이다.

8일 KB지주 내부 사정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 초기에는 두 회사를 합치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며 “KB생명은 모바일 위주의 디지털 생명보험사 쪽으로 주력하고, 푸르덴셜생명은 인적 역량을 바탕으로 대면 영업 위주의 영업 전략을 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9월 KB지주가 약 2조3000억원을 주고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뒤 같은 지주 내에 2개의 생보사가 있다는 점 때문에 통합 얘기가 꾸준히 거론됐었다. 또 ‘통합 전문가’로 불리는 허정수 KB생명 대표가 작년 말 3연임에 성공하며 올해 통합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허 대표는 KB지주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할 당시 인수 뒤 통합(PMI) 작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또 지난 9월 두 생보사가 통합 IT시스템 공동 개발에 착수했고, 푸르덴셜생명에서 소비자보호본부장을 맡고 있는 안진희 상무가 같은 직책으로 KB생명에서 겸직하면서 통합 논의에 불씨를 지폈다.

하지만 통합 작업에 진전은 없었다. 내년 말 푸르덴셜생명의 네이밍 사용 약정 기간이 끝나 사명을 바꾸더라도 통합 논의는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푸르덴셜생명은 ‘KB스타라이프’ 또는 ‘KB프리미엄라이프’ 등으로 사명을 바꿀 것으로 전해진다.

사명을 변경한 뒤 곧장 통합 작업에 나서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두 회사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KB지주 입장에선 생보 계열사를 활용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네이밍 사용 기간이 끝났다고 성급하게 합쳤다가 효과를 못 보느니 한 그룹에 보험사를 두 개 둬 듀얼로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했다.

영업 성격과 인적 자원 차이뿐 아니라 자산 규모에서도 ‘굴러온 돌’인 푸르덴셜생명(25조6152억원)이 ‘박힌 돌’ KB생명(10조80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커 원활한 통합 작업이 이뤄지기도 어렵다. 또 인위적으로 합쳐도 자산규모 등 덩치만 커질 뿐 화학적인 결합이 쉽지 않다.

당분간 듀얼 체제가 유지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은 각자 잘 하는 영역에 집중할 방침이다. 통합 논의는 두 회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될 때까지 잠정 중단된다.

푸르덴셜생명은 설계사를 중심으로 종신보험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춰 건전성과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푸르덴셜생명은 지주 내 은행, 증권, 손해보험 등 다른 계열사와의 협업 강화 쪽으로 연계영업을 펼 전망이다.

KB지주는 푸르덴셜생명 설계사와 KB국민은행, KB증권의 프라이빗뱅커(PB) 사이 협력 모델을 구축해 자산관리(WM) 상품 판매 역량을 높이고, KB손해보험과 교차판매를 늘려 영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KB생명은 방카슈랑스와 법인보험대리점(GA) 영향력 확대와 동시에 디지털보험사로 탈바꿈하는 데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KB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 수입보험료는 작년 74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4000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GA 등 대리점 채널은 같은 기간 8400억원에서 1조1900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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