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美 HMR 전략 수정 '제조·유통' 재결합 '100% 자회사' 이마트아메리카, 신세계푸드 미국법인 재인수 '시너지 모색'
이효범 기자공개 2022-03-02 07:14:56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8일 0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의 미국 자회사 이마트 아메리카(E-MART AMERICA)가 계열사 신세계푸드에 넘겼던 현지 HMR(가정간편식) 제조법인을 다시 인수한다. 2019년 매각 당시만 해도 현지 유통사업에 집중하는 동시에 신세계푸드와 시너지를 기대했다. 그러나 HMR 제조법인의 적자가 지속되는 등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제조와 유통채널을 합쳐 시너지를 모색하는 쪽으로 전략을 다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미국사업 전반적으로 보면 지난해 성과가 있었다. 핵심인 PK리테일홀딩스(PK RETAIL HOLDINGS)가 2020년을 전후해 활발한 M&A(인수합병)로 1년만에 매출을 큰폭으로 키웠고 순이익을 달성했다. 그동안 이마트가 해외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가운데 미국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마트 아메리카, 2019년 현지 HMR 제조사 매각...신세계푸드와 시너지 '미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이달 초 100% 자회사인 미국법인(SHINSEGAE FOODS) 지분 전량을 275억원에 처분한다. 인수자는 이마트 아메리카다. 양사는 조만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가 미국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한지 2년 9개월 만이다. 2019년 이마트 아메리카가 보유한 장터코퍼레이션(CHANG TUH CORPORATION·현 신세계푸드 미국법인) 지분 100%를 사들였다. 당시 인수가격은 약 121억원이다. 이 가운데 영업권은 30억원 수준이었다.
신세계푸드 미국법인은 주로 HMR을 생산하는 식품 제조 공장이다. 이마트의 미국사업을 확장하는데 HMR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신세계푸드에 인수된 이후 2021년 7월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신세계푸드 미국법인의 자산은 245억원이다. 부채는 10억원으로 나머지는 모두 자본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36억원이었으나 순손실이 6억원에 달했다. 2020년에도 매출액이 33억원에 그쳤으나 순손실은 2억원이었다. 신세계푸드가 인수한 이후 줄곧 적자가 지속됐던 셈이다. 큰폭의 손실은 아니었으나 계열 식품사와 뚜렷한 시너지 효과를 내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아메리카는 현지 월마트, 코스트코에 상품을 공급해 주로 매출을 내는데, 신세계푸드 미국법인이 제조하는 HMR도 여기에 포함된다. 신세계푸드는 현지 HMR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법인을 통해 생산시설을 확충하기도 했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오는 2023년까지 미국법인에 131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신세계푸드가 국내외 사업의 성장 동력으로 꼽는 핵심 키워드는 HMR이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실시해왔다. 미국법인 역시 HMR 사업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이번 거래로 기존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인수자로 나선 이마트 아메리카는 지난해 매출액 30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3년간 최대 규모다. 순이익은 4억원으로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신세계푸드 미국법인이 최근 2년간 적자를 내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M&A로 덩치 키운 PK리테일홀딩스 '흑자전환'
이번 거래와 더불어 이마트의 미국사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마트는 2020년 PK리테일홀딩스(PK RETAIL HOLDINGS)를 통해 굿푸드홀딩스(GOOD FOOD HOLDINGS)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3000억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배구조 상 상위에 있는 PK리테일홀딩스는 M&A(인수합병)로 덩치를 키우면서 2020년 매출액 1조6272억원, 영업손실 2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31.5% 증가했지만 적자 폭은 오히려 커졌다.
합병 이듬해인 지난해 본격적으로 실적을 개선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연간기준 매출액 1조6929억원, 순이익 269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4.04% 증가했고 순손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인수 이후 1년여 만에 수백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큰폭의 실적 개선을 이룬 셈이다.
이번 흑자전환 의미는 남다르다. PK리테일홀딩스의 실적은 이마트의 미국사업 실적을 거의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미국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이 가운데 HMR 제조사업을 이마트 아메리카 자회사로 재편하면서 현지 공략을 위한 사업 재편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사업에서 제조와 공급을 계열사 별로 따로 두지 않고 하나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분리돼 있는 것보다 합쳐진게 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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