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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기 코스피 상장사]'핵심사업 분리' 에이엔피, 콘텐츠 신사업 진출②제조부문 물적분할 후 사업 재편 앞둬…외부법인 투자도 물색

김소라 기자공개 2022-03-29 08:20:46

[편집자주]

한국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맏형 '코스피(KOSPI)'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달리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온실 속 화초와 같다.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만성 적자 기업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적자 기업들이 코스피라는 울창한 숲 안의 늪에 발목이 빠진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벨은 4년 이상 적자를 낸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5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에이엔피'가 사업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지난 5년간 적자를 내던 PCB 사업부를 자회사로 이전하고 콘텐츠 신사업 진용 꾸리기에 나섰다. 본 사업에서 뚜렷한 실적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과감히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최근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하며 사업 밑천이 될 자금 마련에도 착수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엔피는 PCB 제조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회사 '우진'을 설립한다. 에이엔피가 우진을 100% 지배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을 받으면 내달 1일 분할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PCB 사업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의 단순 제조 방식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에이엔피는 기존에 자사 상표를 부착한 PCB 제품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OEM 형태로 전환해 생산비용을 낮추고 수익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번 분할은 부진한 사업을 자회사로 넘겨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에 따라 결정됐다. PCB 사업 매출은 매년 위축되고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만큼 단기간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PCB 제품의 대부분을 국내 자동차 시장으로 납품하고 있어 고객사 확장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당장 PCB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도 부담이다. 반도체 전용 PCB 등 최근 각광받는 분야로 제품군을 늘리기 위해선 그에 맞는 공장 설비와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에이엔피는 다년간 누적된 적자로 지난해 기준 결손금이 195억원까지 증가해 보유현금(49억원)을 추월했다.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보니 현재 PCB 제품과 관련한 연구개발 활동도 거의 없다.

대신 에이엔피는 올해 경영활동의 무게추를 신사업으로 옮겼다. 게임 개발을 비롯해 블록체인, NFT(대체불가능토큰), 방송·음반, 디지털콘텐츠, 연예기획 등 총 14개 항목을 정관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직접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NFT와 P2E(Play to Earn) 게임 등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 담겼다. 이달 말 열리는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동시에 사업 전개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도 착수했다. 내달 15일 200억원 규모의 CB 대금을 납입받을 예정이다. 납입 대금 중 130억원은 타법인 주식 취득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에이엔피는 정관에 명시한 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외부 법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나머지 70억원은 신규사업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신사업 진출에 필요한 노하우는 사내이사진 재편을 통해 대비할 계획이다. 에이엔피는 올해 이도형 전 도너츠미디어 회장을 신임 사내이사 후보자로 올렸다. 이 전 회장은 2005년에서 2007년까지 팬텀엔터테인먼트 회장을 역임했다. 해당 경험을 바탕으로 콘텐츠 분야에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

에이엔피 관계자는 "물적 분할로 우진에 제조 부문만 넘길 뿐 매출은 에이엔피로 똑같이 귀속된다"며 "경영과 제조 부문을 분리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주총에서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상정했고 자금 조달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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