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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 영업이익 '뚝'…희망퇴직·재송신계약 탓 일회성 비용 급증, IHQ 정리하며 자산 규모도 축소…펀더멘털 재건에 집중

이장준 기자공개 2022-04-11 14:15:16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라이브의 영업이익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과 재송신 계약에 따른 일회성 비용 지출이 컸던 데다 매각 장기화로 인해 희망퇴직을 처음 실시한 탓이다. 그 일환으로 IHQ와 노원케이블TV 등을 정리하면서 몸집을 줄이기도 했다.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딜라이브는 펀더멘털 재건에 집중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조금씩 부활의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지상파 CPS 인상 요구에 영업비용↑

딜라이브는 지난해 연결 기준 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20년 366억원과 비교하면 93.1% 감소한 수준이다. 1년 새 영업수익은 4.2% 줄어든 4043억원을, 영업비용은 반대로 4.3% 늘어난 4017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적자로 돌아섰다. 2020년에는 2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28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딜라이브의 수익성 지표가 악화한 건 일회성 요인 탓이 컸다. 지난해 영업비용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난 건 '프로그램 사용료'다. 2020년 820억원이었던 프로그램 사용료는 1년 새 983억원으로 20%가량 증가했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재송신 계약을 맺고 지급하는 재송신료(CPS)가 여기 해당한다. CPS 계약은 3년 단위로 체결하는데 주문형비디오(VOD) 공급 결정권을 쥐고 있는 지상파 3사가 유료방송 업계에 CPS 인상을 요구했다. 협상 끝에 딜라이브가 이를 일부 수용하면서 지난해 비용이 일시적으로 늘었다.


여기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희망퇴직 영향도 반영됐다. 지난해 70여명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나며 퇴직급여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 83억원 수준이었던 퇴직급여는 이듬해 2배 가까운 163억원으로 늘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지상파 재송신 계약에 따른 비용이 반영되면서 일회성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희망퇴직 실시는 매각 장기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많다. 딜라이브의 최대 주주(94.98%)는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오퍼튜니티펀드가 2007년 만든 국민유선방송투자(KCI)다.

2015년부터 KCI는 줄곧 딜라이브 매각을 타진했고 KT가 단독입찰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가격 차를 좁히지 못하고 딜이 무산됐다. 그러는 동안 옛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 현대HCN은 순서대로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KT에 매각됐다. 남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딜라이브, CMB뿐이다.

문제는 최근 몇 년 새 MSO 업계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다는 데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중심으로 미디어 업계 판도가 재편되면서 케이블TV 사업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다. 딜라이브 매각 가능성 역시 '시계 제로'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몸집 줄인 딜라이브, '김덕일 체제'서 체질 개선 돌입

딜라이브는 매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몸집을 축소하기도 했다. 가장 큰 자회사였던 엔터테인먼트 회사 IHQ를 삼본전자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2020년 말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 자산, 부채 및 손익은 각각 매각예정자산, 부채 및 중단영업으로 분류했다. 작년 2월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IHQ을 비롯해 손자회사 썬파워프로, 가지컨텐츠가 종속기업에서 제외됐다.

매각대금은 차입금 상환에 썼다는 설명이다. 2020년 장기차입부채 3499억원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제로'가 됐다.

노원케이블TV 역시 지난해 청산하면서 딜라이브 연결 기준 종속기업에서 빠졌다. 현재 딜라이브의 종속기업은 △딜라이브서울경기케이블TV △딜라이브텔레웍스 △딜라이브경기동부케이블TV △딜라이브강남케이블TV 등 4곳이다.

종속기업들의 자산 규모는 1년 새 2769억원에서 1211억원으로 줄었다. 딜라이브의 연결 기준 총자산 역시 1년 새 9419억원에서 7413억원으로 감소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자회사 IHQ를 매각하고 매각대금을 차입금 상환에 쓰는 등 영향으로 지난해 자산 규모가 축소했다"고 밝혔다.


몸집을 줄인 딜라이브는 지난해 11월 김덕일 CFO를 맡던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며 펀더멘털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OTT박스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인터넷 가입자 수도 개선되면서 매출을 일으키기 위한 시그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지난해 스팟성 이벤트로 이익 규모가 줄었지만 인터넷 가입자 바탕도 개선되는 등 조금씩 지표들이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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