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4월 20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기업공개(IPO) 우등생이다. 최근 2년 새 공모주 열풍을 이끈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테크놀러지 등 3연타석 홈런을 이끌어내며 시장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다.그 중심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가 자리잡고 있다. 각 계열사마다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를 높여나가는 경영전략은 현실 안주가 아닌 혁신을 끊임 없이 주문했다. 미래의 기대감을 선 반영하는 주식 시장에서 SK 계열사가 후한 점수를 받은 것도 이런 노력 덕분이다.
보안 산업을 담당한 SK쉴더스가 올해 IPO에 도전한다. 경비 등 물리 보안 사업을 충실히 확대해 에스원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에 올랐다. 그러나 바이오·2차전지 섹터와 달리 보안 산업은 유망한 성장 섹터가 아니다.
짧은 기간 내 기업가치를 대폭 끌어올리기도 어렵다. 시장점유율 50%를 확보한 에스원마저 시가총액 3조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SK쉴더스는 3조원 넘는 기업가치에 도전한다. 최 회장이 주문한 '파이낸셜 스토리'의 마법을 굳건히 믿고 있다.
이런 믿음은 근거 없는 자신감과 거리가 있다. 실제 SK쉴더스는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통해 보안 시장의 혁신을 이끌어왔다. SK그룹은 4년 전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경영권을 인수 한 뒤 사이버 보안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향후 사이버 보안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인 진출을 이뤘다. 한국 최대 규모의 화이트 해커그룹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 1500명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를 확보했다. 피어그룹(동종업계)으로 퀄리스(Qualys)와 안랩이 포함된 것도 이 분야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한 영향이 크다.
매년 급성장하는 클라우드 분야의 보안도 컨설팅부터 운영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빅데이터·IoT 등 사이버 분야가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은 이미 '정해진 미래'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물리 보안과 사이버 보안을 구축한 SK쉴더스는 안정성과 성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만만치 않다. 올 상반기에는 금리인상·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져 IPO 시장이 극대로 위축된 상황이다. '따상'이라는 공모주 열풍도 식었고 기관투자자들은 이미 옥석가리기를 위해 현미경 검토에 나서고 있다. 맥쿼리 등 재무적투자자(FI)의 구주 매출 물량이 커 투심을 이끌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기업도 상장주관사도 긴장감 속에 투심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쉴더스 IPO를 두고 '승률 반반'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미래를 착실히 준비한 혁신 DNA는 판세를 바꿀 마지막 무기다. 정량적 성적표를 넘는 정성적 성장 스토리가 기관과 개미 투자자의 마음을 막판 이끌어낼지 자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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