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에 불똥 튀길라' 카카오, 카카오헤어샵 파이어세일 감행 '1/3 가격' 1000억대 몸값 하향, '모빌리티·엔터' 상장 리스크 해소 노려
조세훈 기자공개 2022-04-26 08:10:03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5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헤어샵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업체 카카오헤어샵을 급매(파이어세일) 성격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의식해 사업 철수를 결정한 후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높은 거래가격 때문에 진척이 없었다. 이번에 가격을 확 낮춘 것은 다른 핵심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일정 등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헤어샵을 운영하는 와이어트 매각을 위해 잠재적 원매자들을 적극 만나고 있다. 지난해 말 최소 3000억원 이상의 매도 가격을 고수했지만 최근에는 1000억원 대까지 희망 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최근 와이어트 매도 가격을 1000억원 대로 낮춰 태핑(사전 시장조사)을 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사업을 철수하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 정치권을 중심으로 문어발 확장과 골목상권 침투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회적 비판이 높아지자 중소업체와의 상생 경영을 발표하면서 계열사 정리를 약속했다. 헤어숍, 대리운전, 스크린골프, 문구류 등을 정리해 지난해 말 134개의 계열사를 100개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다. 이미 꽃·간식·샐러드 배달사업은 철수를 마무리 지은 상태다.
다만 외부 투자유치를 받은 업종은 사업 철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책정된 기업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을 하면 재무적투자자(FI)들이 반발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와이어트는 48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았고 3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이를 고려해 카카오는 여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최소 3000억원의 가격을 제시하면 매각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카카오 없는 '플랫폼'의 한계와 실적 악화 등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카카오가 카카오헤어샵 서비스에서 철수하면 플랫폼 경쟁력이 약화돼 결국 본질 가치는 헤어케어 브랜드 '닥터포헤어' 정도에 불과하다.
더욱이 지난해 3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103억원 적자)보다 적자규모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0년 닥터포헤어 브랜드를 소유한 '휴메이저'를 흡수합병하며 설정한 영업권 330억원 전액이 무형자산 손상차손으로 분류된 탓이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이슈에서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파이어세일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매각이 늦어져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같은 비판을 받으면 다른 계열사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의 IPO를 진행하고 있다. 부정적 이슈가 불거지면 자회사의 IPO 일정이 밀릴 수 있어 빠르게 잠재적 불안 요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투자한 FI들의 손실이 불가피해 향후 이들의 투자금 회수 방안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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