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운용 "SK㈜ 주주서한, 우호적 행동주의 목표" 강대권 대표 "자사주 소각, 지주사 디스카운트 해소"
허인혜 기자공개 2022-05-04 08:07:53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3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사업지주회사 SK㈜에 주주서한을 발송한 라이프자산운용이 주주활동의 목적은 공격이 아닌 우호적 행동주의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SK㈜도 자사주 소각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적극적인 행동을 위한 초석을 마련해줬다는 이야기다.다만 자사주 소각을 예고하며 '고려해볼 만한 옵션'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려해야만 하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자사주 소각이 주가 부양뿐 아니라 SK㈜에 대한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단초가 된다는 설명이다.
◇"SK㈜, 주주총회서 자사주소각 의지 밝혀…공감대 형성"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프자산운용은 최근 SK㈜에 자사주 소각과 리스크관리위원회 신설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전체물량의 10%에 해당하는 180만주, 4600억원 규모를 조기에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해달라는 요청이다. 리스크 전담 임원(CRO) 임명도 주문했다.
라이프운용은 주주서한이 우호적 행동주의에 기반했다고 밝혔다. SK㈜가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자사주 소각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주주와 사측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강대권 라이프운용 대표는 "라이프운용이 주주서한을 통해 주장한 것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 SK㈜에서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부분"이라고 짚었다.
이성형 SK㈜ 재무부문장(CFO)은 3월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경상 배당 수입의 30% 이상을 배당하는 기존 정책에 더해 기업공개(IPO) 등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한 이익을 재원으로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며 "자사주 소각도 주주환원의 한 옵션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라이프운용은 주주서한을 보내기 앞서 자사주 소각에 대한 의견을 SK㈜에 전했다. 강 대표는 "SK㈜와 SK머티리얼즈의 합병 발표 후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하기 이전인 10~11월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시기부터 투자를 시작했다"며 "투자 시작 시점부터 자사주 소각이 재평가를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보고 2월 IR 미팅에서도 주주서한과 동일한 내용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라이프운용은 SK㈜의 자사주 소각을 주주가 강권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주주환원 목표를 제시했을 때 필요성을 다시 부각하는 방식으로도 행동주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SK㈜가 실적발표 당시 언급한 주주환원 정책들에 대해 외부 투자자가 지지의 성명을 보내고 그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해줄 수 있다"며 "사실상 국내에서 우호적 행동주의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답했다.
◇"자사주 소각, 옵션 아닌 필수…행동으로 의지 보여야"
다만 라이프운용은 자사주 소각이 '고려해볼 만한 옵션'이 아닌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봤다. SK㈜의 저평가 요소가 시장의 오해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이 주가 상승뿐 아니라 SK㈜가 시장에 주주이익 환원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강 대표는 재차 강조했다. 시장의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 등의 행동을 감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강 대표는 "시장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SK실트론 지분을 SK㈜의 자사주와 스왑한다는 루머가 떠돈다"며 "자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지분과 스왑한다는 것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터무니없는 일인데 이런 소문이 도는 이유는 SK㈜가 스스로 내걸었던 ESG·사회적 가치 목표와 달리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SK㈜에서 이야기했던 자사주 소각이 현실화 되지 않는다면 목표만 제시하고 실제로 실행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결국 ESG·사회적 경영을 이야기하면서도 시장의 부정적 오해를 벗어나지 못하는 평범한 한국 기업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자사주 소각과 리스크관리위원회 설치 등을 시행한다면 SK㈜의 경영목표도 실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측은 2025년까지 시가총액 140조를 목표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내놨다.
강 대표는 "SK㈜의 현재 시가총액은 증권사 목표가인 30조원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주주서한의 제안을 실제 행동에 옮긴다면 경영 목표를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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