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수출입은행, 국내 증권사 2곳 선정한 까닭은KB·한투 선정…토종 IB 육성책 수혜
김지원 기자공개 2022-05-16 08:46:49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3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토종 IB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부터 글로벌본드 발행 시 국내 증권사 1곳을 꾸준히 주관사단에 포함해왔으나 이번에는 처음으로 2곳을 낙점했다. 대형 증권사를 포함해 중소형사까지 주관사단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최종 선정됐다.특히 KB증권의 경우 지난 1월 수출입은행의 글로벌본드를 주관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다시 인연을 맺으며 빠르게 트랙 레코드를 쌓고 있다. 작년 말부터 한국물 사업 확장을 위한 조직 개편까지 진행하며 외화채 주관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한투 낙점…국내 증권사 별도 경쟁
12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5월 글로벌본드 주관사단에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했다. 지난달 말 국내외 증권사에 RFP를 발송해 최근 주관사를 확정했다. 국내 증권사 두 곳과 미국계, 유럽계 증권사를 포함해 총 7곳이다. 지난 1월 글로벌본드 발행과 주관사 수는 동일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의 합류로 외국계 증권사의 자리는 5곳으로 줄었다.
수출입은행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토종 IB 육성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종통화 발행을 제외하고는 매 발행 시 주관사단에 국내증권사를 한 곳씩 포함하고 있다. 작년에는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글로벌본드 주관 기회를 얻었다.
수출입은행은 통상 주관사단을 선정하기 전부터 국내 증권사의 티오를 정해두는데 이번에는 두 곳으로 기회의 폭을 넓혔다. 보다 다양한 국내 증권사에게 외화채 주관 기회를 부여해 역량을 시험해보겠다는 차원에서다.
이번 주관사단 선정 과정에서도 국내 증권사는 외국계 증권사와 별도의 경쟁을 통해 선발됐다. 트랙 레코드와 세일즈 역량 등을 고려했을 때 아직은 어드밴티지 없이 외국계 증권사와 경쟁하기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수출입은행은 주관사단 선정 시 사모 투자자에 대한 세일즈 네트워크를 정량평가 기준 중 하나로 삼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홍콩, 싱가포르 등에 데스크를 마련해 세일즈를 진행하는 곳도 일부 있으나 외국계 증권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사모 투자자 대부분이 해외에 있기 때문에 투자자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세일즈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수출입은행은 RFP 발송 시에도 국내 증권사에게는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딜 주관에 관심을 보였던 국내 증권사 6곳에 전부 RFP를 발송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에는 이전에 수출입은행 딜을 주관한 실적 등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RFP를 발송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주 공식적으로 맨데이트를 부여하고 다음 주 수요일께 프라이싱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발행 통화는 유로화가 유력하다. 국내 기업의 유로화 대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데다 달러채 발행을 위해서는 미국의 통화 정책을 좀 더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KB증권, 수은과 올해 두 번째 '동행'…조직 개편 완료
이로써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수출입은행의 상반기 마지막 글로벌본드에 북러너 자격으로 참여하게 됐다. 특히 두 증권사의 경우 국내 산업 전반을 다루는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투자자에게 국내외 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수출입은행의 딜을 이끄는 KB증권의 경우 작년 말 한국물 사업 확장을 위한 준비를 일찌감치 마쳤다. 작년 11월 기업금융1본부 산하 신디케이션부가 신설돼 한국물 업무를 담당했으나 올해부터 기업금융2본부의 '글로벌 DCM팀'이 외화채 발행을 전담하고 있다. 기업금융2부를 이끌고 있는 이기우 부서장을 포함해 총 4명의 인력이 한국물 업무를 맡고 있다.
KB증권은 작년 원화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도 전체 물량의 4분의 1을 대표주관하며 9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번 글로벌본드 주관사단 경쟁에 나선 것도 DCM 부문의 최강자로서 외화채 시장까지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은 그간 KB 국민은행, KB국민카드 등 같은 계열사의 외화채 발행에 참여하며 트랙 레코드를 쌓아왔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1분기 수출입은행과 KB국민은행 딜로 약 5억달러의 주관실적을 내며 국내 증권사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번 딜로 올해 첫 한국물 레코드를 쌓은 것을 시작으로 KB증권을 바짝 추격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7월 6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를 발행하며 공모 한국물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딜에 한국투자증권 아시아가 주관사단으로 참여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KB증권과 같이 따로 한국물 전담팀을 두는 대신 기존 부서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토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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