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배터리소재 진출, 김교현의 자신감 2030년 배터리소재 연매출 5조원, 전체 매출 50조원 목표
이호준 기자공개 2022-05-20 14:23:17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9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이 배터리소재 사업 진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부회장은 "우리가 다른 회사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라며 "배터리소재 시장에서의 경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김 부회장은 19일 잠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는 배터리소재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후발주자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롯데케미칼의 진출 속도가 크게 늦은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의 출발이 다소 늦었던 건 사실이다. 롯데케미칼이 작년부터 본격적인 배터리소재 사업 진출의 뜻을 밝힐 때 LG그룹이나 SK그룹이 이미 수년 전부터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 각 분야에서 배터리소재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나아가 포스코처럼 배터리소재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롯데케미칼이 반전을 이룰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활용해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 리튬 배터리 핵심 4대 소재 사업 모두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목표 시점인 2030년엔 해당 분야에서 연매출 5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까지 4대 배터리소재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배터리소재 기업은 등장하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자본 확충이 크게 요구되는 연구시설이나 생산역량을 갖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로서는 굴지의 화학 그룹이라는 이점을 내세운 셈이다. 그룹에서 양극박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롯데알미늄이 양극재를 맡을 예정이다. 동박 제조업체 두산솔루스에 지분 투자한 롯데정밀화학은 음극재를, 롯데케미칼이 나머지 분리막과 전해액 유기용매에 발을 들였다.
배터리소재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기 힘들다”라면서도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이뤄 4대 소재를 아우르는 목표에 다가설 경우 배터리소재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후발주자로 국내 기업 집단 가운데 비교적 늦은 출발을 보였지만, 김 부회장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롯데그룹 내의 화학 사업군 헤드쿼터(HQ) 조직 1인 총괄대표다.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케미칼을 모두 통솔하는 김 부회장이기에 이날 내비친 자신감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부회장은 미국 현지법인 신설 소식도 알렸다. 올해 상반기 중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사업을 총괄하는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에 따라 현지 대응 속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꿈의 배터리소재’로 불리는 리튬메탈 음극재, 액체전극,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등의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김 부회장의 근거 있는 자신감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 구조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4조4822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도 48%도 양호한 수준이다. 여기에 2030년까지 벌어들이는 캐시 어닝을 감안해 롯데케미칼은 내부적으로 10조원 정도의 자금여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각도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PI첨단소재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PI첨단소재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2차전지용 PI 필름을 제작하고 있다. 시장에 나온 PI첨단소재 지분 54%의 가격이 1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M&A 통해 단번에 몸집을 확 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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