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5월 23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 내에서 로보틱 사무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의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RPA는 직원들이 하나씩 살펴야 했던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업무 부담을 덜 수 있는 만큼 직원들 사이에서 RPA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단순 노동 부담을 덜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RPA를 통해 약 290만 시간의 업무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용 업무 수는 240개. 본부업무 179개, 영업점 업무 61개다. 영업점 약 61개 업무 중 36개는 일을 스스로 감지해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시스템 구축 비용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경제적 효용성이 뛰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RPA는 소소한 영역부터 대량 업무까지 범위가 다양하다. 본부 업무의 경우 매일 엑셀 등을 통해 실적이나 통계자료를 작성하는 업무를 대신 하기도 하고, SOHO여신 사전 신용도 점검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SOHO여신의 경우 월 천 여건 정도를 직원이 수기로 점검하던 업무로, RPA 적용 후 영업점 전결까지 포함해 모든 대상대출을 월 3만~4만여건씩 사전 점검이 가능하도록 했다.
영업점 업무의 경우 주요 업무 기일체크, 내부 전산단말 입력 및 조회 업무 등 범위도 다양하다. 기업여신의 만기가 다가오면 미리 해당 기업과 대표자와 관련된 내외부 자료를 보고서 형식으로 뽑아 담당자에게 전달한다. 담보대출을 후에 법원을 통해 근저당권 설정과 선수위말소 등록을 할 때 이를 직원이 확인해 전산 등록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전산 등록을 자동화했다.
KB에선 IT 개발자가 아닌 일반 직원들도 직접 RPA를 만들 수 있다. 일반 IT 지식이 없는 직원들도 약 반나절의 교육만 받으면, 기능을 조합해 자동화 업무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화면이 직관적으로 구성돼 있어 자기 PC업무 수행 프로세스별로 해당 기능을 조합해 개발이 가능하다.
현재 해당 사업은 혁신추진부 내 혁신지원팀에서 주도하고 있다. 2017년 2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애자일 조직으로 운영됐으나, 현재는 조직개편을 통해 규모를 키워 팀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는 팀장급 포함 5명과 IT 파견직원 2명,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내부 반응도 긍정적이다. 업무량이 줄어 야근이 확연히 줄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대출실행센터 내에서는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에 따른 기업과 소호지원 대출 건수가 늘어 업무 고충이 늘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직원 수가 비면서 업무 부담이 더 커졌다. 이를 RPA가 해결했다. KB국민은행 측에 따르면 직원 요청으로 RPA 수는 1대에서 9대까지 늘어났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점과 본부 직원의 효과성과 체감성이 큰 업무에 대한 신규 발굴과 개발을 계속 해나가겠다"면서 "영업점 직원은 현장의 친근한 도구로써 RPA를 보다 친숙하게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 변화관리 운동을 전개하고, 본부직원은 스스로 발굴 외에 개발과 운영까지 직접 할 수 있도록 역량 내재화 가다듬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RPA를 운영한 결과 기회비용 108억원과 업무시간 13만 시간 등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포스코ICT의 RPA를 도입했다. 하나은행은 법인 비대면 실명확인, 외국인투자기업 마케팅 정보제공 등 24개 업무에 RPA를 적용해 업무자동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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