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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50조 승부수]잇딴 기술력 논란, 통큰 투자로 돌파①글로벌 경쟁자 공세 맞서 5년간 450조 투자, 반도체 등 기술력 우려 불식

원충희 기자공개 2022-05-30 13:15:05

[편집자주]

삼성이 5년간 45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표했다. 지난해 '3개년 24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한지 1년여 만의 전격적인 수정 결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며 승부수를 띄웠다. 미래산업의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기업 경쟁력도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다. 이번 투자계획을 둘러싼 삼성의 전후사정과 향후 전략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6일 15:36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향후 5년간 450조원 규모의 통 큰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새 정부 출범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등에 맞춰 선물 보따리를 풀었지만 포장지를 한풀 벗겨보면 그 이면에는 급속한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한 삼성의 고민이 담겨있다.

특히 텃밭인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조차 최초 타이틀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스스로 느끼는 위기감을 솔직히 드러냈다. 삼성의 기술력에 대한 외부의 의심어린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규모 투자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텃밭인 메모리 분야도 위협, 초격차 벌려놔야

삼성은 지난 24일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투자'를 위해 향후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투자금액 대비 120조원(30% 이상), 국내투자 규모는 110조원(4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와 바이오 2대 첨단산업과 인공지능(AI), 차세대 이동통신 등 신성장 IT 위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략적인 청사진은 2021년 8월 발표한 3개년 240조원 투자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액수만 늘어난 정도다.


다만 2021년 투자계획에는 다 담지 못한 삼성의 위기의식이 담겼다. 주력인 메모리 사업에서 '세계 최초=삼성'이라는 상식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표현을 썼다. 삼성전자가 12나노(1b) D램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양산시점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경쟁자인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 14나노 D램 양산에 성공하며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을 흔들었다. SK하이닉스도 14나노 D램의 양산에 가장 먼저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하면서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비메모리 1위 도전 공언에도 시스템 반도체 분야도 핵심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는 수율 문제에 대한 의구심이 나돌았다. 파운드리 수율이 낮아 고객사가 대거 이탈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들이 속속 나왔다. 지난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담당임원들이 "삼성전자의 향후 5개년 구간 수주 잔액은 전년도 매출의 8배 규모"라고 하는 등 구체적인 수치를 거론하면 반박할 정도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컨콜에서 파운드리 수주규모 등을 밝힌 적은 드물다.

그간 '기술의 삼성'이라 불렸던 삼성의 기술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DS(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이 역대 최대 분기매출을 기록하는 등 사업 전반에 걸쳐 고른 성장을 나타냈으나 주가는 여전히 6만 전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밸류에이션이 실적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지적할 정도다.

◇글로벌 경쟁사들의 투자공세를 향한 선전포고

세간의 우려를 씻기 위한 삼성의 반격은 작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파운드리 양산 시점을 올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긴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삼성의 선전포고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와중에 불거진 게임최적화서비스(GOS) 사태는 삼성 반도체로 불똥이 튀었다. 휴대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과한 발열을 방지하기 위한 GOS 기능이 AP 칩 성능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비쳐졌다. AP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자 화살을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로 향했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시스템 반도체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인텔이 지난해 3월 200억달러 규모 파운드리 투자 선언했으며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건설하려는 등 경쟁사의 공격적 투자공세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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