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구조 바꾸는 포스코그룹, 투자 키워드 '친환경' [투자에서 길을 찾다]⑨2050년 탄소중립 목표, 정부 기조와 '발맞춤'…4년 전엔 '철강 고도화'가 메인
유수진 기자공개 2022-05-30 13:44:35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주요 그룹들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보다 많아진 투자 규모와 일사분란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친기업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라고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어보인다.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기 위한 당연한 움직임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더벨이 주요 그룹의 명운이 걸린 투자 계획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7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이 최근 밝힌 대규모 투자계획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주력인 철강사업의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에 포커스를 맞췄다. 글로벌 트렌드이자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중요시하는 '탄소중립'에 적극 다가가는 방향이다.4년 전인 2018년 투자계획과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하다. 당시는 철강사업 고도화가 전체 투자금에서 가장 큰 포션을 차지했다. 그 사이 환경 이슈가 글로벌 철강업계의 가장 큰 과제로 부상한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2차전지소재 같은 그룹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는 빼먹지 않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 33조원과 해외 20조원 등 모두 53조원을 투자한다고 26일 밝혔다. 연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처음 내놓은 대규모 투자안이다.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주요 그룹들의 투자 발표 행렬에 포스코그룹도 동참했다. 적극적 투자로 국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투자 계획 전반을 꿰뚫는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지주사 전환시 발표한 '7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중점을 뒀다.
가장 먼저 철강사업의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에 20조원을 배정했다. 국내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이다. 전기로 신설과 친환경 설비 도입, 전기차 모터용 철강제품 기술력 강화 등이다. 전세계에서 불고 있는 탄소중립 바람에 발맞추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은 철강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자 풀어야 하는 숙제다.
실제로 포스코는 2020년 말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한발한발 나아가는 중이다. 사업구조를 환경 친화적인 방향으로 재편하고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력도 늘려가고 있다. 탄소중립은 윤석열 정부가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실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2차전지소재와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분야에는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해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설비 증설, 차세대 기술 확보 등에 나선다. 포스코그룹은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약 11만5000톤에서 2030년 68만톤까지 확대하기로 방향을 잡아둔 상태다.
'친환경 인프라' 분야에도 5조원 가량을 투입한다. 에너지와 건축/인프라, 식량 사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브릿지로 주목받는 LNG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건축/인프라에서도 친환경 분야의 수주를 확대하는 게 골자다.
미래사업 발굴과 신기술 확보를 위한 벤처투자 및 연구개발에는 2조7000억원 가량을 투입할 방침이다.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다만 이번 발표에선 국내(33조원) 투자 계획만 구체화됐다. 해외는 20조원이라는 숫자만 제시했다.
'친환경'에 포커싱한 투자 계획은 과거와 차이가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8년 7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지 한달 가량 됐을 때다.
당시 최 회장은 '기업시민' 실천을 구체화하고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향후 5년간 45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투자로 '사회에 대한 기여' 등 기업시민 이념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구체적으로 △철강사업 고도화 △신성장사업 발굴 △친환경에너지 및 인프라사업 등이 포함됐다. 철강사업은 '경쟁력 강화'가 가장 큰 목적이었다. 광양제철소 3고로 스마트와, 기가스틸 전용 생산설비 증설, 제철소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부생가스 발전설비 신설 등에 26조원을 투자한다고 했다. 전체 투자금의 60% 가량이다.
미래 먹거리로 밀던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기술력 고도화와 양산체제 구축에는 10조원을 배분했다. 리튬 추출 기술 효율화와 공장 신설, 국내외 양극재 공장 건설 등이다. 이 밖에 청정화력발전 건설과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 추진, LNG저장시설 확대 등 에너지 및 인프라사업은 9조원이다.
당시 포스코그룹은 향후 5년간 2만명의 고용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직전 5년간 채용 실적이었던 7000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되는 '파격적' 규모였다. 이번에는 그보다 많은 2만5000명 직접 고용을 약속했다. 친환경 철강생산 및 기술 개발, 이차전지소재, 수소 등 주요 사업분야 전반에서 골고루 채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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