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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1년만에 '또' 유증…작년과 다른 점은 3대1 무상감자 먼저 실시, 자본잠식 탈피 '초점'

유수진 기자공개 2022-06-07 09:33:46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2일 09: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오는 9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작년 9월에 이어 정확히 1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넘게 제대로 비행기를 띄우지 못한 영향이다. 현금흐름이 바싹 마르며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됐다.

유증 방식이나 규모 등은 지난해와 비슷하다. 다만 이번엔 유증에 앞서 무상감자를 실시한다. 증자만으론 재무구조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두장의 카드를 연달아 꺼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고 재무건전성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오는 9월 4350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선다. 예정발행가는 4600원으로 2001억원 규모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만 일반공모로 돌린다. 1658억원은 회사 운영에, 나머지 343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사진출처=에어부산 홈페이지

눈에 띄는 건 그보다 먼저 무상감자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지난단 31일 이사회를 열고 3대1 무상감자를 결의했다. 다음달 11일 오전 부산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도 개최한다. '자본금 감소의 건'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주총이다.


결손금 보전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무상감자는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이 2020년 말 꺼내들었던 카드기도 하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자 3대1 무상감자를 단행, 자본금을 줄여 잠식에서 빠져나왔다.

감자는 기업이 재무구조를 개선할 때 쓰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다. 줄어드는 자본금(액면가X발행주식수)만큼 감자차익(자본잉여금)이 발생해 회계상 결손금과 상계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자 비율에 따라 자본금은 줄어들지만 자본잉여금 발생으로 자본총계는 유지돼 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아직 주총 전이지만 사실상 안건 통과가 확실시된다.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2.83%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금 감소(감자)는 주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주총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사항이다. 하지만 이번 건의 경우 과반의 동의만 있으면 된다. 상법 제438조 제2항은 결손금 보전 목적에 한해 예외적으로 일반결의를 허용한다.


안건이 처리되면 발행주식총수가 현행 1억9392만주에서 6464만주로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자본금도 기존 1939억원에서 646억원으로 변경된다. 줄어드는 자본금만큼 감자차익 1293억원이 발생한다. 이 돈으로 결손금을 일부 털어낼 전망이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악화된 상태다. 올 1분기 말 기준 자본금 1939억원, 자본총계 666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65.64%다. 작년 말 32.69%였으나 불과 3개월 만에 두배 가까이 잠식이 심화됐다. 적자 누적에 따른 결손금이 4020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1400%를 넘겼다.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9년 말엔 잠식상태가 아니였다. 결손금도 없었다. 하지만 2020년 이익잉여금 대신 결손금(727억원)이 잡히기 시작했고 지난해엔 3382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1분기 600억원 이상이 추가돼 4000억원을 넘겼다. 결손금 증가는 자본총계 감소로 이어져 잠식이 심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업계 안팎에선 에어부산이 가만히 손놓고 있다간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게 시간 문제라고 본다. 1분기에만 300억원대 영업적자, 600억원대 순적자를 봤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며 국제선 노선 수를 늘리고 있지만 실제 현금유입으로 이어지기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거란 게 중론이다.

이번에 감자를 단행하며 일단 급한 불은 끌 것으로 보인다. 감자차익(자본잉여금) 1293억원을 결손금 보전에 쓸 경우 자본금은 646억원으로 줄지만 자본총계(666억원)는 그대로 유지돼 잠식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결손금 규모도 최대 2728억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분기도 수백원대 적자가 예상돼 이후 증자까지 끝나야 완전한 잠식 탈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1분기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65%여서 빠르게 탈피해야 한다고 판단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연달아 진행하기로 했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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