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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M&A]글로벌세아 인수 숨은 조력자 '미래에셋'김웅기·최현만 회장 맞손, 3월초부터 ICD 컨택…인수 후 통큰 지원 유도

신민규 기자공개 2022-06-03 07:28:44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2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세아그룹이 이종업종인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한 이면에는 미래에셋증권의 숨은 조력이 있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직접 나서 쌍용건설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nvestment Corporation of Dubai)과 글로벌세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그룹이 자사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두바이투자청(ICD)에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ICD 보유지분 인수금액에 더해 향후 이를 상회하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약속받았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과 최현만 회장은 이번 딜 성사를 위해 연초부터 물밑에서 조율을 해왔다. 둘은 전남대 동문으로 오랫동안 선후배 사이로 지내왔다. 김 회장이 섬유공학과를 졸업했고 최 회장이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글로벌세아가 핵심사업군을 의(衣)·식(食)·주(住)·지(智)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건설 포트폴리오를 두루 갖춘 쌍용건설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섬유 및 의류 제조로 성공한 글로벌세아는 최근까지 건설·제지·포장 부문의 '주(住)' 영역에 힘을 실었다. 세아STX엔테크(STX중공업 플랜트부문)를 비롯해 태림포장·태림페이퍼·태림판지 등 이종업종을 인수했다.

글로벌세아가 쌍용건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최 회장은 지난 3월부터 ICD를 직접 컨택했다. 연초 미래에셋증권은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를 마무리지으면서 국내외 건설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도 했다.

ICD 입장에서도 쌍용건설 매각은 다소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621억원 가량 했는데 해외사업장에서 추가 손실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입장에서 자금수혈을 더 하든지 매각하든지 결정해야 하는 셈이었다.

쌍용건설은 국내 사업장은 알짜 실적을 냈지만 해외 사업장에서 일부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 사업장 가운데 우드랜드병원(-594억원, 싱가포르), 로얄아틀란티스(-490억원, 두바이), 옥슬리타워(-249억원, 말레이시아) 등이 있다. 옥슬리타워의 경우 공사를 타절하여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제한적이지만 우드랜드병원, 로얄아틀란티스 사업의 합산 수주잔고는 2000억원 수준으로 추가 손실 발생 여지가 있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세아 그룹과 쌍용건설이 상호 윈윈할 수 있도록 최적의 거래구조를 짰다. ICD가 국부펀드 입장에서 매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면서도 쌍용건설에 자금 지원을 약속하는 방식을 구상했다.

글로벌세아는 ICD 보유지분 인수 이후 이보다 더 큰 금액의 유상증자를 약속했다. ICD가 매각에 나설 수 있도록 쌍용건설에 대한 자금지원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시장에선 당장의 인수가격은 업종 특성상 장부가를 하회할 여지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 원자재값이 급증한 데다가 쌍용건설의 경우 해외 사업장 손실도 일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장부가 대비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기는 어려운 셈이다. 쌍용건설의 장부가는 1700억원대로 유상증자 금액을 반영하면 2300억원 내외다.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1400억원이었다.

다만 이보다 많은 유상증자를 약속하면서 실제 투자 지원금액은 인수가를 두 배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해외손실 부담이 있었던 쌍용건설 입장에선 재무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그룹 경영 최고위층이 직접 움직인 덕분에 딜은 빠르게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에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도 성사시킨 주역이다. 이번 쌍용건설 매각까지 마무리되면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발군의 건설사 인수합병 포트폴리오를 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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