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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로직스, 日 롯데그룹 자금 유치 의미는 사실상 한국 80%, 일본 20% 출자 구도…양국 신사업발굴 '협업'

최은진 기자공개 2022-06-13 08:31:39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신성장인 바이오사업을 추진하며 일본 롯데그룹 자금을 유치한다. 아직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롯데지주가 확보한 80% 이외의 지분을 일본 롯데그룹이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지분 80%를 104억원을 출자해 확보했다. 나머지 지분의 향방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는 게 롯데그룹 측 입장이다.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이사회 구성원을 살펴보면 일본 롯데그룹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전략기획부서 부장급 직원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기타비상무이사는 보통 지주사나 재무적투자자(FI)들이 경영을 감시 감독하기 위해 비상근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는 창구로 활용된다.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롯데지주가 확보하지 못한 20% 지분이 일본 롯데그룹 몫인 것으로 파악된다. 출자금액으로 따지면 23억원 수준으로 미미하다. 롯데지주 재무여력으로 보면 23억원을 마련하지 못할 수준이 아니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지주가 일본 롯데그룹과 함께 바이오사업을 추진하고자 지분을 나눠가졌다고 해석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일본 롯데그룹 자금이 일부 들어온다"며 "성장동력을 함께 모색하는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또 다른 성장동력인 롯데헬스케어에는 일본 롯데그룹 자금이 흘러들어가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일본 롯데그룹이 자체적 판단 하에 '롯데바이오로직스' 투자를 결정했다는 의미다.

현재 일본 롯데그룹은 한국 롯데그룹과 마찬가지로 신성장 사업에 목말라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조원 이상의 순손실을 입을 정도로 타격이 컸다. ㈜롯데를 중심으로 한 제과 및 유통사업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 탓이다.

지난해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등을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로 채웠던 것도 신성장 동력에 힘을 싣기 위해서였다. 이를 감안하면 일본 롯데그룹이 롯데바이오로직스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서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일본 롯데그룹 자금이 유치되는 데 대해 양국 롯데그룹의 사업 고리가 끊어질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그간 재계서는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국 롯데그룹만의 독자적인 지배구조를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양국 그룹간 고리가 끊어질 것으로 보기도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아직은 자본금 10억원 규모의 작은 계열사일 뿐이지만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덩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일본 롯데그룹의 한국 사업 내 입지는 함께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동경지사 영업 및 신사업 담당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상무가 영입됐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추후 롯데케미칼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시너지 및 협업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롯데바이오로직스 성장에 신 상무가 주효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후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원으로 선임되며 한일 롯데그룹의 신성장동력 업무를 동시에 추진하게 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후계자로서의 역량을 한국과 일본 양국의 롯데그룹에서 검증받아야 하는 만큼 동시에 투자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활용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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