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LG화학, 3번째 외화 그린본드…먹구름 속 '선방'3년물 3억달러 T+140bp 확정…전액 배터리 사업에 투입
김지원 기자공개 2022-07-12 07:10:51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8일 1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시장 변동성을 극복하며 1년 만의 한국물 복귀전을 마쳤다. 최근 발행된 한국물들의 유통 금리가 벌어지며 한국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목표액을 조달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LG화학은 3번의 공모 외화채를 모두 그린본드로 발행하며 적극적으로 ESG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발행 전 진행한 인베스터콜에서도 다수의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LG화학의 ESG 관련 사업에 많은 관심을 표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3억달러 조달, 스프레드 25bp 절감
하반기 한국물 시장의 첫 기업물 발행 주자로 나선 LG화학이 3억달러 글로벌본드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는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이번 딜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BNP파리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스탠다드차타드, KDB산업은행 등 6곳의 주관사가 이끌었다.
7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북빌딩을 개시해 유럽과 미국을 거쳐 주문을 받은 결과 최종적으로 10억달러의 주문을 확인했다. 직전 공모 외화채 발행에서 10억달러를 조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발행액은 다소 줄었다.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대규모 현금을 확보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한국 시각 기준 8일 이른 새벽 프라이싱을 마쳤다. IPG로 제시한 165bp에서 스프레드를 25bp가량 끌어내려 T+140bp 수준에서 금리를 확정했다. 이에 따른 쿠폰과 일드는 4.375%, 4.436%다. 납입일은 오는 14일이다.
금주 글로벌본드 발행을 마친 한국가스공사가 NIP로 약 20bp를 지불하자 IPG를 170bp로 제시하는 안도 고려했다. 그러나 발행 규모가 크지 않아 원하는 수요를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IPG를 165bp로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LG화학은 가스공사의 뒤를 이어 6일 북빌딩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하루 더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했다. 발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금요일을 제외하면 남은 윈도우가 6일과 7일뿐이었기 때문에 7일 북빌딩에 나서는 건 불가피했다.
◇81개 기관 주문, 아시아 비중 ↓
총 81개 기관이 주문에 참여했다. 투자자 구성은 자산운용사 및 펀드 36%, 은행 27%, 보험사 및 연기금 26%, 공공기관 9%, PB 및 증권사 2%로 집계됐다. LG화학의 사업성을 높이 평가한 양질의 대형 투자자들이 주문을 넣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오랜만에 한국물 시장에 등장한 기업물인 점도 투자 메리트로 작용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33%, EMEA 37%, 미국 30%의 분포를 보였다. 글로벌 기업인 만큼 유럽과 미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한국물 발행에서 아시아 주문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이번 발행의 경우 해당 지역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최근 아시아 시장에서 발행된 한국물의 유통 금리가 크게 벌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T+135bp에 발행을 마친 GS칼텍스의 경우 유통 시장에서 30bp가량 벌어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주 한국물 시장을 찾았던 가스공사의 유통 금리도 약 9bp 벌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아시아 시장이 먼저 위축된다"며 "최근 아시아 발행물의 90%가량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는데 해당 채권들이 유통 시장에서 와이드닝된 금리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이번 발행을 위해 지난 5일 글로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인베스터콜을 진행했다. 70개 이상의 기관이 인베스터콜에 참여해 LG화학의 최근 실적과 ESG 사업 진행 상황 등에 관한 질문을 던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세번 발행 모두 '그린본드'
이로써 LG화학은 한국물 시장에서 3번째 발행을 마쳤다. LG화학은 2019년 4월 처음으로 공모 외화채 시장을 찾았다. 당시 달러화와 유로화 두 개 통화로 조달에 나서 15억달러를 발행해 전 세계 화학기업 최초의 그린본드 발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작년 6월에는 2년 만에 한국물 시장에 복귀해 10억달러 모집에 100억달러 가까운 주문을 받아냈다. 국내 비금융 민간기업 중 역대 최저 스프레드를 달성하기도 했다.
LG화학은 3차례 글로벌본드 모두 그린본드(Green Bond) 형태로 구성해 ESG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 전액을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재 관련 분야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로부터 각각 'A3/안정적', 'BBB+/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S&P는 올해 1월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도 한 달 뒤 기존 등급인 'Baa1/긍정적'을 'A3/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하며 LG화학의 A급 진입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LG화학은 원화채 시장에서도 ESG채권 발행에 앞장서는 빅 이슈어로 꼽힌다. 작년 2월에는 원화채 시장에서 6000억원 모집에 2조5600억원의 주문을 받아냈다. 당시 이산화탄소배출 감축 관련 설비투자와 산업 재배 예방을 위한 시설 개선 및 교체 투자 등을 위해 해당 채권을 그린 본드와 소셜 본드 형태로 구성했다.
LG화학의 뒤를 이어 내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던 신한금융지주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발행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또 다른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에 대한 가능성이 부각되며 시장 변동성이 커져 한국물 발행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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