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리스크, 상사는 지금]GS글로벌, '친환경·헬스케어'에서 돌파구 찾을까⑧허태수 GS그룹 회장 "GS글로벌, 신사업 발굴 앞장 주문"
이호준 기자공개 2022-07-20 07:51:05
[편집자주]
종합상사는 사업 지역이 전세계인 만큼 글로벌 환경에 민감하다.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문제가 글로벌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질수록 상사업계도 이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대응책을 수립한다.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제 경기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사업계의 상황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8일 08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 계열의 GS글로벌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의 수혜를 입은 종합상사다. GS글로벌은 글로벌 공급망 교란 속에서도 해외 곳곳에 확보해 둔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수의 거래처를 확보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트레이딩(무역) 품목 가운데 금속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의 취급 비중도 높아서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관건은 사업다각화 속도다. GS글로벌은 전체 매출 비중의 95%가 트레이딩사업에서 창출된다. 특히나 영업이익의 경우 트레이딩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에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트레이딩사업은 매출 규모는 크지만 단순대행매출이 대부분이라 수익률이 낮다. GS글로벌은 이 같은 저마진 수익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친환경·헬스케어 등 신규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GS글로벌, 러시아산 석탄 매입 금지 검토 중
GS글로벌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지사를 두고 있다. 상주 중인 주재원은 한 명이다. 모스크바 지사를 통해 매입한 러시아산 석탄을 해외 곳곳에 판매하며 중개 수수료를 얻고 있다. 흥정이나 협상 등의 영업능력을 발휘해 마진을 많이 남기는 게 관건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러시아산 석탄 매입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기존 수익 판로는 막히지 않았다.
다만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유럽연합(EU) 등은 오는 8월부터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 관련한 특별한 지침이나 권고를 전달한 것은 없지만 GS글로벌은 러시아산 석탄 매입 금지 여부에 대해 미리 내부적인 논의를 거치고 있다. 추가적인 거래를 이어가지 않게 되면 GS글로벌로서는 러시아산 석탄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매입처를 찾아야 한다.
GS글로벌 관계자는 "러시아산 석탄을 사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라며 "8월까지는 구매하는 걸로 돼 있고 일단 그 후의 일은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트레이딩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 중인 GS글로벌은 거래 품목이 다양한 편에 속한다. 철강 등 금속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석탄, 바이오매스, 기계플랜트, 시멘트 등을 취급한다. 많은 거래 품목 가운데 금속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의 매출 비중은 트레이딩 전체 매출에서도 70%를 차지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잿값 상승에 따라 판매가가 상승해 GS글로벌이 반사이익을 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올 1분기 GS글로벌의 매출액은 1조2508억원, 영업이익은 23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견줘 각각 84%, 193% 증가했다. 앞선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대란으로 러시아산 수요를 흡수하는 수혜도 입었다"라며 "러시아를 상대로 얻는 수익도 전체 매출의 0.1% 수준에 불과해 타격이 없다"고 전했다.
◇GS글로벌, 스타트업·벤처 투자 '정조준'
GS글로벌은 사업 영역으로 △트레이딩 △물류 △제조 △신사업·기타부문을 두고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수익을 내고 있지만 회사 전체 매출의 95% 이상이 트레이딩사업에서 나온다. 트레이딩은 대규모 매출을 거둘 수 있지만 단순대행매출이 대부분이라 저마진 수익사업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 기준 GS글로벌의 영업이익률은 국내 주요 종합상사 중에서도 하위권인 1.01%다.
주력사업 만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머지 사업부문은 오히려 적자를 보는 실정이다. 제조부문은 정유·가스·석유화학 산업의 설비 제작과 복합화력발전 기자재사업 등이 해당된다. 300억원대의 매출규모를 보이지만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전기차 수입 판매, 태양광 기자재사업 등을 영위하는 신사업·기타부문도 몇 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올 1분기에만 2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글로벌 투자의 흐름이 집중되고 있는 헬스케어·친환경 등 유망 업종에서 전략적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코로나19에 따른 국내 진단키트 판매를 계기로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성을 인지한 뒤 관련 사업 분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업체 AT센스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 3월엔 사업목적에 의료기기 판매업을 추가한 데 이어 5월에는 바이오기업 휴마시스와 대만에 191억원 규모의 코로나 진단키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전기차 판매 사업을 장기적으로 더 키우고 해외 전기차 생산 거점도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트업·벤처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GS그룹은 5년간 21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이 가운데 10조원은 바이오·기후변화 대응·자원순환·커머스·딥테크·스마트 건설 등 신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GS글로벌도 GS그룹의 벤처펀드에 50억원가량을 출자했다. 그룹이 꼽은 신성장 분야를 미리 파악하고 진출하면서 직·간접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GS관계자는 "헬스케어와 친환경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중"이라며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GS글로벌에 신사업 발굴에 앞장서라는 주문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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