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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센을 움직이는 사람들]"만능 슈퍼맨은 없다,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하라"①4인 부회장단 체제 구축, 2017년 이후 3명 영입…대기업 SI 인재 흡수, 열린 조직문화

박상희 기자공개 2022-08-11 08:00:06

[편집자주]

2005년 설립돼 창립 20년도 채 되지 않은 아이티센그룹의 최근 성장세가 도드라진다. 지난해말 기준 아이티센그룹의 자산총계는 7000억원에 육박하고 매출규모는 3조원을 넘어서며 중견 IT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이티센그룹의 성장 비결은 무게감 있는 인수합병(M&A)에 있다. 이질적인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극복하고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게 숙제다.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아이티센그룹의 조직 문화 특성과 그룹 경영을 이끄는 주요 경영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4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IT서비스 전문기업 '아이티센그룹'에는 부회장 직급을 가진 인물만 4명이다. '모든 일에 만능인 슈퍼맨은 없다. 각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하라'는 강진모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인사다. 권력이 오너 회장에게 집중되기를 원하는 대기업과 달리 전문경영인에게 적극적으로 임파워먼트(권한 이양)를 준 것이다.

아이티센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사세를 확장했다. M&A 이후 이질적인 조직을 하나로 묶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내부 조직과 리더십·기업문화 등을 통합함으로써 진정한 시너지를 모색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임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아이티센그룹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조직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진흥법 계기, 대기업 SI 인재 대거 스카우트

국내 대기업집단은 제조업을 근간으로 둔 경우가 많다. 정보통신 등 비제조업 분야에서 공룡기업으로 성장한 곳은 네이버, 카카오 등 소수에 그친다. 와중에 최근 M&A를 통해 빠르게 몸집을 키우며 중견 IT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아이티센그룹이다.

아이티센그룹은 2019년(1조 5343억원, 연결기준)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20년(2조 2751억원)에 2조원을, 2021년(3조 2809억원)에 3조원을 넘어섰다. 3년 연속으로 조단위 매출을 경신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웬만한 대기업 SI 계열사의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아이티센그룹 강진모 회장과 4인의 부회장단

비결은 M&A다. 대한민국 정보통신의 역사와 같은 기업, 쌍용정보통신과 콤텍시스템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IT서비스의 수직·수평계열화를 완성했다. 아이티센그룹은 2017년부터 M&A를 본격화했다.

다만 아이티센은 M&A 본격화 이전부터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개방성을 보여줬다. 개정 소프트웨어(SW) 진흥법 시행으로 대기업의 공공SW시장 참여가 제한되자 우수 인력을 대거 흡수한 것이다. 강 회장은 2014년에 "최근 2년간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대기업에서 인력 70여명을 스카우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 회장은 회사 규모가 커지자 조직 체계에 변화를 줬다. 2018년 콤텍시스템 인수 이후 BU(Business Unit)제를 도입했다. 현재 아이티센그룹엔 △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ENT(엔터프라이즈) △ C&S (컨설팅&솔루션) 등 크게 3개 유닛이 있다.

DX 유닛은 기존 SI 기반의 사업을 영위했던 아이티센, 쌍용정보통신 등이 속해 있다. 인프라 사업 영위하던 콤텍과 씨플랫폼을 필두로 보안사업을 하는 시큐센 등의 계열사는 ENT 유닛으로 묶여 있다. C&S 유닛은 INF, FNF 등의 계열사를 담당한다.

각각의 유닛은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세희 사장이 DX 유닛을, 이태하 부회장이 ENT 유닛을 맡고 있다. 이성열 부회장이 D&S 유닛을 맡고 있다.

◇부회장단, 그룹 COO·CFO 및 BU장 담당

한국 기업 조직 체계에서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직급으로 여겨진다. 몇십 년간 오너인 회장을 보필하며 회사를 키우는 데 큰 힘을 보탠 인물이 통상적으로 부회장 자리에 오른다. '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부회장에 오르는 영예는 소수에게만 주어진다.

아이티센그룹의 부회장단 체제는 이같은 통념을 깨부순다. 지난해말 기준 아이티센그룹의 총자산 규모는 7000억원을 조금 웃돈다. 중견그룹이지만 아이티센그룹에는 부회장만 모두 4명이다. 이 가운데 박진국, 이태하, 이성열 부회장 등 3명이 강 회장에게 발탁돼 그룹에 부회장으로 합류했다. 박진국 부회장이 2017년, 이태하 부회장이 2019년 영입됐다. 이성열 부회장은 가장 최근인 올해 7월 합류했다.

가장 먼저 아이티센그룹에 합류한 박진국 부회장은 그룹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사업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DX BU장을 겸임하다 올 초 이세희 사장에게 배턴을 넘겼다. 아이티센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경일 부회장은 부회장단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 출신이 아니다. 강 회장의 창업 동지로, 2019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단기간에 3명의 부회장을 외부에서 영입했다는 것은 아이티센그룹의 개방성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사다. '내가 잘 아는 사람보다 산업과 시장을 잘 아는 사람에게 맡긴다'는 게 강 회장의 경영 철학이자 소신으로 알려져 있다.

강 회장이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부회장을 영입한 것은 공격적인 M&A 기조와 맞물린다. M&A를 통해 단기간에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게 되자 각 분야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전문가를 영입했다. 이는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M&A를 통해 물리적 통합은 이뤄냈지만 화학적 결합이 실패할 수도 있다. 이질적인 조직 문화가 충돌할 경우 주요 경영진 사퇴, 우수 인력 이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BU제를 도입해 사업 특징에 맞게 계열사를 유닛별로 묶고, 계열사별 융합과 시너지 효과 도모의 역할을 부회장단에 맡긴 셈이다.

강 회장은 전문경영인에 전폭적인 권한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임파워먼트(권한 이양)를 주되 그에 대한 책임도 묻는다. 2020년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집행임원 제도는 기업을 감독하는 이사회와 별개로 업무집행을 전담하는 임원을 독립적으로 둔다. 조직구조 상으로 이사회와 경영진이 완전히 분리돼 있어 각각 감독과 경영을 책임지는 형태다. 전문 경영진에 경영을 위임하고 이에 대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티센그룹 관계자는 "공격적 M&A를 통해 아이티센 산하로 종속·관계사들이 모여 있다 보니 자체적인 공공SI사업 영위는 물론 계열사 간 업무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사회는 그룹 컨트롤 기능을 강화하고 집행임원은 계열사별 사업에 집중하는 구조, 즉 집행임원은 사업대표로 해당 계열사의 대표이사 역할을 하도록 체계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아이티센그룹의 법인별 대표 집행임원은 △아이티센 박정재, 윤석형 △쌍용정보통신 신장호, 강승우 △콤텍시스템 권창완, 김완호 △굿센 박연정 △시큐센 이정주 △씨플랫폼 김중균 등이다. 강 회장은 각 회사 이사회 의장을 맡아 책임 경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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