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8월 09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의 TV홈쇼핑업 계열사 NS쇼핑이 하림그룹 신사업에 투자하지 않고 자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자금을 활용했다면 마켓컬리 혹은 더 나아가 쿠팡의 허리라도 잡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NS쇼핑 임직원은 최근 이런 얘기를 자주 나누곤 한다. 그동안 1조원 가까운 자금을 하림그룹 신사업에 투입했는데 NS쇼핑에 대한 처우가 합당하지 않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다.
하림산업은 NS쇼핑으로부터 수혈한 자금으로 2016년 양재 물류단지 부지를 매입했고 하림식품은 전북 익산에 대규모 식품제조공장을 건립했다. 여기에 투입된 자금을 단순 합산하면 9500억원으로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산출된다.
이를 두고 NS쇼핑 내부에서 1조원을 자체 사업경쟁력 강화에 썼다면 마켓컬리만큼 이커머스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을 것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더군다나 NS쇼핑은 올해 초 상장 폐지됐고 유통사업부문과 투자사업부문으로 분할되면서 하림산업을 하림그룹에 넘겨줘야만 한다.
물론 NS쇼핑은 여전히 하림그룹의 계열사다. 그러나 아무런 성과도 없이 올해 상반기 성과급조차 받지 못한 NS쇼핑의 임직원 대부분은 하림그룹의 소속감보다는 허탈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상장 폐지와 분할이 '눈 뜨고 코 베인' 격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TV홈쇼핑을 통해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한 건 하림그룹만의 얘기는 아니다. CJ그룹은 미디어콘텐츠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CJ오쇼핑과 CJ E&M을 합병시켰고 GS리테일은 지난해 GS홈쇼핑을 흡수하고 온오프라인 통합을 진행시키고 있다. 또한 현대백화점그룹도 현대홈쇼핑을 통해 현대L&C를 인수했다.
정부의 승인을 얻은 소수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과 고령층의 꾸준한 소비로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사업구조는 TV홈쇼핑업체의 탄탄한 재무 구조를 만들어냈다. 유통 대기업으로서는 이런 효자 사업도 없었을 거다.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았을 테니.
경쟁사의 사례도 있지만 NS쇼핑이 하림그룹을 바라보는 눈빛은 그리 달갑지는 않다. 업계 평균을 밑도는 급여를 받았지만 그나마의 성과급으로 위안을 얻으며 TV홈쇼핑사업을 진행시켜왔다. 그러나 이제와 되돌아보면 누구를 위한 노력이었나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다수의 유통업체가 이커머스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을 보며 NS쇼핑 임직원은 한숨만 내쉴 뿐이다. "저 정도 실탄이면 우리도 해볼만 하지 않을까"라며 먼 산을 바라보듯 쿠팡과 마켓컬리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NS쇼핑을 하림그룹이 품지 않았다면 혹은 하림그룹의 신사업에 자금이 투입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지금의 NS쇼핑은 아니지 않을까. 적어도 1조원이면 나름대로 이커머스시장에서 방귀 좀 뀐다 했을 텐데.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