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 겪는 일진디스플레이 새 주인 찾기 작년 하반기 매물 내놔, 최근 실사 후 의향 철회도…불확실성·재정난 우려 탓 해석
신상윤 기자공개 2022-08-16 07:21:4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1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터치스크린 패널 전문기업 '일진디스플레이'의 새 주인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밑에서 원매자들과 접촉을 이어왔지만 반년 넘게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일부 원매자가 인수 의지를 갖고 실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유가증권 상장사라는 프리미엄을 지녔지만 높은 부채비율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일진그룹은 일진디스플레이 경영권 및 최대주주 지분 등을 매물로 내놓고 원매자를 찾고 있다. 거래 대상은 허진규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 43.19%(올해 1분기 말 기준)다. 매각 주관사를 통해 다수의 원매자에 인수 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디스플레이도 이달 초 공시를 통해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시인했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선 1000억원을 전후해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일진디스플레이 새 주인 찾기는 꽤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M&A 시장에 나온지는 꽤 됐지만 매력적인 요인들이 많진 않다"며 "관심을 가진 일부 사모펀드와 기업이 실사를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부채도 꽤 많은 데다 자산 구성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귀띔했다.
시장이 일진디스플레이 인수전에 흥미를 갖지 않는 배경은 재무제표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올해 1분기(연결 기준) 일진디스플레이는 매출액 433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40.3% 증가하고, 수익성은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흑자 전환한 5억원으로 집계됐다.
표면적으론 외형 성장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시계열을 넓히면 일진디스플레이는 2019년부터 적자 경영을 이어온 상황이다. 지난 3년간 누적된 영업손실 규모만 1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수익성 개선에 일부 성공한 듯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1.6%에 그친다. 적자 경영 기간 영업손실률이 32~45%대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까지 개선된 수익성을 이어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2/08/11/20220811150019796_n.png)
일진디스플레이의 주업은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터치스크린 패널 사업과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으로 나뉜다. 터치스크린 패널 사업이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한다. 다만 주력 고객사였던 삼성전자의 터치 센서 탑재 방식 변화 등에 대응하지 못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재고자산도 매년 불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연결 기준) 일진디스플레이 재고자산은 158억원 상당이다. 2019년 43억원 수준이던 재고자산은 2020년 72억원, 2021년 148억원으로 늘었다.
현금흐름도 녹록지 않다. 올해 1분기(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3억원에 달한다. 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019년 -151억원 △2020년 -232억원 △2021년 -255억원 등으로 사실상 사업을 통해 현금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되는 상황이다. 결국, 부족한 재원은 금융권 차입과 지난해 및 연초 주주들에 손을 빌린 유상증자로 충당해야만 했다.
외부 감사인도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일진디스플레이 외부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부채비율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995.11%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초 마무리된 유상증자 등으로 조달한 재원을 투입해 1분기 말 기준 354.52%까지 줄였지만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만 580억원이 넘는 상황이다.
시장의 차갑게 식은 관심도와 달리 일진그룹은 매각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일진그룹 창업자 허 회장이 직접 지배력을 가진 유일한 상장사다. 그가 올해 만 81세의 나이인 데다 일진그룹 승계가 일정 수순 매듭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일진디스플레이를 매각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일진그룹이 또 다른 계열사 일진머티리얼즈 매수자도 찾고 있어 본격화된 2세 시대에 체급을 가볍게 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일진디스플레이 쪽에 수 차례 전화를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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