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계획 없다'던 자사주 매입 나선 배경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가 저평가 판단, 금융당국 규제 완화에도 '발맞춤'
유수진 기자공개 2022-08-19 07:48:51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7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 지주사 ㈜LS가 19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에 나선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LS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매년 기말배당을 실시하면서도 좀처럼 자사주 카드는 꺼내지 않아왔다.심지어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자사주와 관련해 별다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자사주 확보에 나서는 셈이다.
㈜LS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취득의 건'을 올렸다. 이날 이사회엔 의장을 맡은 구자열 회장을 포함해 이사 전원(7명)이 참석했다. 안건은 참석자 만장일치 찬성으로 가결됐다.
구체적으로 이달 12일부터 오는 11월11일까지 3개월 동안 보통주 30만8441주를 취득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190억원 어치다. 증권사와 신탁계약을 맺지 않고 장내에서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 현재 발행주식총수 대비 13.77%인 자사주 비율이 취득 후엔 14.72%로 높아진다.
㈜LS가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9년 이래 취득이나 소각 등 자사주 관련 결정을 내린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룹 차원의 방침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LS전선은 지난해 주식거래 유동성 부여 차원에서 자사주 1300억원 어치를 장외매수했다. LS일렉트릭(옛 LS산전) 역시 직원 상여금 지급차 15억원 어치를 처분했다.
하지만 ㈜LS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5월 공시된 1분기 분기보고서에는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등에 대한 구체화된 계획은 현재 없다"고 적혀있다.
㈜LS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실적이 상승세를 타는 등 기업가치 자체엔 문제가 없는데 주가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한 원인을 '3고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가 맞물려 증시 변동성이 커진데서 찾고 있다.
실제로 지주사인 ㈜LS는 지난해 LS전선과 LS니꼬동제련 등의 활약에 힘입어 13조89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39% 늘어난 583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니꼬동제련이 100% 자회사로 거듭나 실적 향상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주가는 등락을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초 2만4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1년 만에 8만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진체적인 방향은 하향이다. 올해 들어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가까스로 6만원대를 회복했다.
LS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 대비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며 "주가 방어와 그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최근 경기침체 여파를 고려해 관련 규제를 완화해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을 독려하고 나선 금융당국과 발을 맞추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자사주 취득한도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기간은 3개월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 확산 등으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확대돼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이다.
해당 조치로 자사주를 직접취득할 경우 취득신고한 주식 전량을 하루에 살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1일 취득 가능한 물량이 취득신고 주식수의 10%나 이사회 결의 전 1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의 25%로 제한됐다.
앞선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 분위기를 독려하는 정책을 펴는데 부합하는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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