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신한 싱가포르, 전통금융 넘어 동남아 IB 전초기지로③GIB 데스크→팀 개편, 6100만달러 딜 주선 ‘성과’
싱가포르=김규희 기자공개 2022-10-11 07:30:06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977년 7월 사무소를 개소한 뒤 1990년 9월 지점으로 승격해 45년간 현지에서 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무역과 금융 허브라는 지리적 특성에 따라 한국계 지상사뿐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에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에는 영업 영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먹거리 강화를 위해 IB 데스크를 설치한 데 이어 올해 인력 보강을 통해 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홍콩 IB센터와 협업해 향후 메자닌, 에쿼티까지 커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GMS(Global Markets and Securities) 데스크와 디지털 데스크를 신설해 유가증권 거래 및 운용 수익을 늘리고 미래 유망기업에 대한 FI, SI 투자로 신한글로벌의 디지털 사업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 기업·무역 ‘전통 금융’ 기반 성장…코로나 위기로 건전성·영업력 확대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은 1977년 7월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엔 사무실 형태로 개소했으나 1990년 9월 13년 만에 지점으로 승격한 이후 지금까지 현지에서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다. 현재 주재원 9명과 현지직원 20명 등 총 29명이 근무 중이다.
싱가포르지점의 자산 대부분은 역외금융이다. 동남아시아 무역과 금융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한국계 지상사들을 중심으로 기업금융과 무역금융을 제공하는 동시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주변 국가에 대한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조달 방식은 다양하다. 예수금, CD발행, RP(환매조건부 채권) 매도, 시장 차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비율 관리를 위해 본점에서도 일정 부분을 조달하고 있다. 로컬 은행뿐 아니라 글로벌 은행들로부터 금리 제안을 받아 직접 차입 거래를 하고 있어 자산 증가에도 조달에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
지난 2020년 들이닥친 코로나19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코로나 기간 동안 국가 간 이동 제한, 물동량 감소 등으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싱가포르지점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동시에 글로벌 은행들이 보수적인 여신 운용 기조를 보이며 국내 우량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끊는 경우가 발생했다. 한국계 업체에 대한 크레딧 정보·분석 능력이 떨어지다보니 리스크를 다소 높게 여겼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자산 성장에 집중했고 그 성과는 고스란히 자산 및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2019년 13억8800만달러였던 자산은 2020년 17억5200만달러, 2021년 22만2900만달러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체제로 2019년 1047만6000달러에서 2020년 923만5000달러로 다소 감소했지만 이듬해인 2021년 1665만8000달러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 기준 자산 및 영업이익은 22억3700만달러, 1035만9000달러를 기록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리스크 관리 및 포스트 코로나 수혜 섹터에 대한 선별적 접근을 통해 빠른 회복이 예상되는 업종 및 수혜 산업을 발굴할 예정”이라며 “우량 자산 및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에 포커스를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 미래 성장동력 확보 ‘집중’, GIB·디지털 데스크 확대 및 신설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영업이익의 10% 수준인 IB 부문을 중장기적으로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1월 GIB(Group&Global Investment Banking) 데스크를 설치했다. 글로벌 금융기관의 아시아 본부가 집적해 있는 싱가포르의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해 신한금융의 동남아 IB시장의 핵심거점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올해는 사업 강화를 위해 인력도 충원했다. 그동안 신한 베트남에서 넘어온 주재원 1명이 딜을 책임지고 있었으나 지난해 말 주재원 1명을 더 늘렸다. 이어 미들, 백오피스를 담당하는 현지 직원을 1명 직접 채용해 GIB TEAM으로 확대 개편했다. 뿐만 아니라 신속한 딜 진행을 위해 홍콩 IB센터와 협업 체계도 강화하는 제도 개선 노력도 병행했다.
싱가포르지점은 IB 영업 활성화를 위해 우량 자산 빌드업(Build up)과 수익성 강화의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 우량기업에 대한 신디론 참여를 확대해 자산을 증대하는 양적 성장과 함께 수익성이 양호한 인수금융과 인프라금융, 부동산금융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의 참여를 통해 수익의 질을 강화하는 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 및 우량 스폰서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딜 파이프 라인을 확대했고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베트남 산업단지 PF금융 주선 및 싱가폴 소재 기업의 인수금융에 참여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지난 4월 마무리된 한국-베트남 경제협력 흥옌성 산업단지 개발사업은 싱가포르지점이 달성한 최고 성과 중 하나다. 베트남 최초의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약 5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의 입주와 약 4억불 이상의 베트남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인 대형 프로젝트다. 싱가폴지점은 총 6100만달러의 금융 약정 중 31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해당 딜은 신한은행의 글로벌 사업그룹의 유기적 협업을 통해 이룩한 성과여서 뜻 깊다. 지난 2020년부터 싱가포르지점 GIB 데스크와 신한 베트남, 본점 GIB그룹 및 글로벌그룹이 합작해 딜 클로징을 이끌어낸 대표 사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디론 중심의 선순위 대출은 물론 메자닌, Equity까지 커버하는 투융자복합금융 강화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의 경제개발에 따른 다양한 IB 비즈니스 기회에 활발 하게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7월에는 GMS(Global Markets and Securities) 데스크와 디지털 데스크를 신설했다. 유가증권 운용을 통한 수익성 강화와 함께 미래 유망기업에 대한 FI, SI 투자 확대를 위해서다.
GMS 데스크는 새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싱가포르 자본시장은 19개 통화, 45개국 3000개 이상의 채권이 거래되는 아시아 최대 채권거래소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 우량 채권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채권 투자를 통해 유가증권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디지털 데스크는 신한금융의 글로벌 디지털 사업을 이끌어 갈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미래 디지털 기업으로 성장 가능한 유망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신합그룹의 해외 채널과의 협업 모델을 구축해 전략적 투자(SI)를 이끌 계획이다.
올 상반기 베트남 전자상거래 기업 ‘티키(Tiki)’ 지분 인수 사례가 대표적이다. 디지털 데스크가 유망 투자처를 찾으면 신한벤처투자가 SI펀드 자금을 투자하는 등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금융환경 속에서 소형 외국계 은행으로서의 한계 극복을 위해 수익성 및 미래 성장가능성 중심의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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