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캄보디아 금융시장 2라운드, '톱3' 랭킹 노린다"⑧김선규 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장
고설봉 기자공개 2021-12-01 13:28:23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30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은 중장기적으로 캄보디아 ‘톱(TOP) 3’ 은행으로 성장하고, 나아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M&A를 통해 캄보디아 대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계획이다.”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넘어 미래를 향한 한걸음을 내디뎠다. 상업은행 본인가 획득으로 현지 금융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공고히했다. 탄탄한 현지화를 발판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김선규 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장(사진)과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속 현지 시장에서의 상황과 앞으로 포부를 들어봤다.
◇'MDI→기업·외환·카드' 은행업 전반으로 역량 확장
우리은행은 그동안 캄보디아 시장에서 소액대출금융기관(MDI)에 머물러 있었다. 2014년 현지 소액여신금융사(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인수하면서 캄보디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8년 현지 저축은행(WB파이낸스)을 추가로 인수해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해 통합 영업전략 강화를 위해 두 개 법인을 합병했다.
과거부터 우리은행은 캄보디아법인의 체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실제 매년 평균 50%대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2021년 11월 현재 수도 프놈펜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전역에 138개의 네트워크와 현지직원 3700여명을 거느린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김 법인장은 “시장을 개척하고 그 안에서 현지화를 추구하며 매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냈다”며 “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은 이번 상업은행 본인가 획득을 계기로 기존 리테일 여·수신 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외환, 카드 등 은행업 전반으로 영업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법인은 현재 개인 소액대출에 의존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자본금 2% 이상에 달하는 자금을 한 차주에게 대출할 수 없다’는 규제로 기업대출은 꿈꿀 수 없었다. 수신업무도 일부 영위하고 있지만 다양한 고객으로부터 예수금을 흡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상업은행으로 전환하면 다양한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우선 규제가 풀려 자본금의 25%까지 한 차주에 대출을 해줄 수 있다. 이 경우 규모가 큰 기업금융에 나설 수 있다. 더불어 카드업 진출을 통해 가맹점을 늘리면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는 만큼 수신 환경도 좋아질 전망이다.
김 법인장은 “대외 신용도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절감, 대출 및 예금한도 확대, 모바일 활용한 디지털뱅킹 서비스 등 현지 고객에게 현재보다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 출시 및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처리로 현지 은행과는 차별화된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캄보디아 내 대부분 금융기관은 해외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캄보디아법인 역시 역시 홍콩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중심 지역으로부터 일부 자금을 차입 중이다. 이에 차입을 무제한적으로 늘릴 수 없는 만큼 자체 수신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지가 높았다.
이번 상업은행 전환으로 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의 수신 환경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은행 예금상품의 다양화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리는 한편, 카드업 진출 등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 한결 수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법인장은 “안정적인 조달처를 확대하기 위해 현지 우량 금융기관으로부터 추가 차입 작업도 동시에 진행중이며 필요시 본드 등의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 상업은행 출범 이후 저비용성 예금을 늘리는 방향에 포커스를 두고 영업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신시장 개척 나아갈 길 '디지털 금융'…성장 로드맵 '이상무'
이 과정에서 김 법인장은 디지털금융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MDI에서 은행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디지털금융을 적극 도입해 새롭게 펼쳐지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기존 직원들의 재교육 및 디지털화에 법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 법인장은 “가장 우선순위는 모바일뱅킹 등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선진 금융기관의 기술과 기업문화, 업무방식을 도입해 상업은행으로서 역량을 갖추고, 현지에서 인정받는 은행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지 직원들에 대한 영업 및 서비스 재교육, 관리회계 시스템 개선,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시스템도입 등을 통해 내실을 기할 것”이라며 “우리은행 연수제도 및 CDP(Career Development Path)를 도입하는 등 직원 역량강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은 그동안 축적해 놓은 자산을 현지 재투자에 적극 투입할 계획이다. 캄보디아법인은 지난해 30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순이익률은 29.29%로 높았다. 올 3분기 누적으로는 이미 34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순이익률은 32.41%를 기록 중이다.
특히 캄보디아 금융시장은 미성숙에서 성숙 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 이에 맞춰 우리은행은 시장 성장세에 올라타 미래 지속성장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지에서 거둔 이익을 현지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김 법인장은 “성장 로드맵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 및 수익 달성전까지는 이익을 유보하고 전액 재투자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갈 계획”이라며 “캄보디아법인은 ROE가 15~20% 수준으로 수익성이 높아 이익을 내부 재투자에 대한 자체 여력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법인장은 “2014년 캄보디아 첫 진출 이후 매년 성장세를 거듭했고, 올해는 순이익 4000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며 “캄보디아법인은 우리은행 글로벌의 대표 법인으로 성장했고, 이번 상업은행 본인가를 통해 현지 리딩 금융기관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 점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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