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8월 22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신탁사는 상반기 업황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알짜 실적을 올렸다. 특히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전반적인 외형은 비금융계열 신탁사가 여전히 우위를 지켰지만 영업이익 상위권은 금융계열 신탁사가 차지하는 특징을 보였다. 모그룹의 계열 지원 능력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위 6위권 내 4곳 금융계열사…교보신탁 열위 극복 과제

국내 주요 14개 부동산신탁사의 올 상반기 총 영업수익은 89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7800억원보다 14%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에도 19% 가량 외형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꾸준하게 증가세가 이어진 셈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00억원으로 14% 성장했다.

영업수익 선두권은 여전히 비금융계열 신탁사가 우위를 차지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1300억원대 영업수익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이 900억원 규모로 비등한 실적을 냈다.

편입자산 매각을 비롯해 기존 신탁 본업에서 역량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도시정비와 리츠, 기타 투자사업으로 수주규모를 키운 점도 작용했다.

반면 영업이익의 경우 금융계열의 약진이 확연하게 두드러졌다. 상위 6위권 내 무려 네곳이 금융지주 자회사로 나타났다. 상반기 1위는 하나자산신탁으로 6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성장세를 보였다.

나머지 3, 4, 6위까지 신한자산신탁(530억원), 우리자산신탁(526억원), KB부동산신탁(470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신한자산신탁의 경우 상반기 신한금융지주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동시에 최상위권 실적을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잔여지분(40%) 매입이 지난 5월 이뤄지면서 신한금융그룹 후광효과를 본격적으로 받게 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12%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자산신탁 역시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을 비롯해 리츠(REITs) 부문 강화로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 우리자산신탁은 지난해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고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상업용 빌딩 지분을 기업 주식처럼 거래하는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DABS)에도 업계 선도적으로 진출해 있다. 광폭 행보를 보인 덕분에 전년 동기대비 84% 이익이 증가했다.

KB부동산신탁은 중상위권에 올랐지만 순위가 다소 하락한 케이스다. 지난해 상반기 2위까지 올랐다가 6위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이 19% 줄어든 470억원에 머물렀다.

금융지주 계열 중에서는 교보자산신탁이 다소 열위한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성장했지만 순위상으로는 10위에 머물렀다. 총 14개 신탁사 중에 신생 3사를 빼면 하위권에 해당된다. 교보생명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지 3년째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비금융 한토신·대토신, 영업익 부진 '뚜렷'…신생 3사 3년차 '괄목성장'

비금융계열인 한국토지신탁은 외형이 선두권임에도 영업수익이 다소 후퇴한 탓에 이익을 유지하지 못했다. 지난해만 해도 영업수익은 상반기 1000억원을 넘었는데 이번에 10% 가량 줄어 9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1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줄었다. 신탁보수를 비등하게 유지했지만 리츠보수와 기타보수가 모두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군인공제회 자회사인 대한토지신탁도 영업수익이 10% 가량 줄어든 500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24% 이상 감소했다.

사업초기 신탁 본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신생 3사는 상반기 모두 약진하는 성과를 보였다. 2020년 영업 첫해를 맞은 이후 올해 3년차 시점에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수익과 이익면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동기보다 125% 가량 늘어난 160억원대 수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의 경우 839% 늘어난 77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앞선 곳은 신영부동산신탁이었다. 상반기 수익 229억원으로 대신자산신탁(178억원)보다 높았다. 영업이익 역시 95억원으로 대신자산신탁(89억원)을 소폭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