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대한항공을 움직이는 사람들]'전략통' 우기홍 사장, 코로나19 엔데믹 대응 중책①오너 신뢰 깊어, 여객 및 화물 사이 균형 추구

강용규 기자공개 2022-08-29 08:40:10

[편집자주]

대한항공은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을 향해 가면서 이에 따른 전략 변화가 요구된다.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의 성공적 인수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경영의 변곡점마다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항상 인물이다. 대한항공을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더벨이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5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는 항공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세계 각국이 문을 걸어잠그고 내부통제를 우선하면서 항공산업은 가장 빠르게 국경을 넘어 사람을 수송한다는 ‘업의 근본’이 흔들렸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여객사업의 축소를 화물사업의 확대로 만회하며 지난해 대한항공의 역대 최대실적을 이끄는 성과를 냈다. 이제 코로나19는 팬데믹(전염병화)에서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 우 사장도 달라지는 경영환경에 새로운 맞춤 전략을 내놓아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 조원태 회장이 신임하는 전략기획 전문가, 현업 이해도도 높아

우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강영식 전 한국공항 대표이사 사장, 서용원 전 한진 대표이사 사장, 석태수 전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한진그룹 전문경영인 ‘서울대 4인방’으로 꼽혔다. 강 전 사장과 서 전 사장이 2019년, 석 전 사장이 2022년 3월 한진칼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4인방 가운데 유일한 현직 경영인이기도 하다.

우 사장은 일찍부터 두각을 보였다. 1987년 기획관리실 사원으로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42세였던 2004년 연말 실시된 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장에 올랐다. 오너를 제외하면 한진그룹 최연소 임원 기록의 보유자다.

당시 인사와 맞물려 실시된 조직개편을 통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당시 차장)이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으로 옮겨왔다. 조 회장과의 관계는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2013년에도 경영전략본부 총괄을 맡아 당시 경영전략본부장을 지내고 있던 조 회장과 합을 맞췄다.

전략기획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2008년 뉴욕여객지점장, 2010년 미주지역본부장, 2011년과 2014년 여객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현업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다고 평가받는다.

우 사장은 2017년 부사장 승진과 함께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조 회장(당시 사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섰다. 2019년에는 조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오른 뒤 실시한 첫 임원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우 사장을 향한 조 회장의 신뢰가 승진인사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엔데믹 역시 기회 될까

대한항공은 2021년 매출 9조168억원, 영업이익 1조4180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4%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221%가 뛰어 2010년의 1조2358억원을 넘어선 신기록을 달성했다. 올해는 상반기만에 영업이익 1조5134억원을 냈다. 코로나19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호실적 행진 중이다.

여객사업 대신 항공사업으로 눈을 돌린 전략 변화가 주효했다. 대한항공은 2020년 5월 여객기 천장의 수화물 적재공간을 활용해 항공화물을 운반한 것을 시작으로 그 해 9월부터는 여객기의 시트를 제거해 화물기로 개조하면서까지 화물사업에 힘을 쏟았다. 이런 준비가 2021년 코로나19 완화 분위기 속 화물운송 수요 급증 및 운임 상승과 맞물렸다.

2022년 들어 코로나19의 엔데믹화와 함께 세계 각국도 코로나19로 걸어잠궜던 빗장을 풀고 다시 여행객들을 맞을 준비에 나서고 있다. 우 사장으로서는 다시 여객 수요에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대한항공의 항공운송 공급량은 한정돼 있는 만큼 화물과 여객의 비중 재조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다만 경영환경의 변화 양상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글로벌 항공화물 시황은 운임의 경우 분기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물동량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분기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여객 시황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여객사업에서 1조2341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 급증했다. 다만 코로나19 오미크론이 재확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고환율까지 여행 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우 사장의 전략적 판단이 엔데믹 국면에서 대한항공의 실적을 좌우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우 사장은 여객과 화물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당면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은 9월까지 여객 노선을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까지 회복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기존 계획을 3개월 앞당긴 것이다. 이미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권 주요 노선의 복원이 이뤄졌고 스페인(바르셀로나), 이탈리아(로마) 등 장거리 노선도 9월부터 운항을 재개한다. 여객 수요 회복 자체에는 빠른 대응에 나서는 셈이다.

다만 화물사업에 투입하던 수송 공급량을 다시 여객으로 돌리는 과정에서는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대한항공은 보유 중이던 보잉777기 10대를 여객기에서 화물기로 개조했었다. 이들 중 다시 여객기로 복원되는 것은 우선 3대만이다. 나머지 7대의 복원은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하겠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 자체는 변함이 없고 다만 속도의 문제일 뿐”이라며 “기존 여객 노선을 순차적으로 복원하면서도 운항 횟수는 조절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엔데믹 국면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