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등급강등' 불구 공모채 흥행 성공 1500억 모집에 3배 수요, 2·5년물 언더발행…3000억으로 증액 예상
이상원 기자공개 2022-09-01 07:40:03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데다 기준금리 이슈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부정적 기류가 흘렀지만 기우였다. 롯데쇼핑이 단기물 중심으로 만기구조를 잡고 모집금액을 비교적 적게 설정하면서 투자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30일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1500억원 모집에 3배에 달하는 46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2년 500억원, 3년 700억원, 5년 300억원 모집에 각각 1650억원, 2250억원, 7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최종 경쟁률은 3배수가 넘었다.
공모희망금리 밴드로 개별 민평수익률 대비 -30~+30bp를 제시한 가운데 대부분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2년물은 -1bp, 5물은 -2bp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3년물은 파(par)로 확정됐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개별 민평수익률 4.761%, 3년물 4.846%, 5년물 4.919%다.
롯데쇼핑의 이번 공모채를 놓고 조달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올 2월 신용등급이 'AA-'로 강등됐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채는 롯데쇼핑이 등급 하락 이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공모채라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롯데쇼핑은 대표주관사를 다수 기용하며 만전을 기했다. DCM 강자로 꼽히는 KB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무려 6곳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까지 고려하면 모두 11곳의 증권사가 이번 공모채 발행의 흥행을 위해 활약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등급이 강등되긴 했지만 AA급 신용도를 방어할 수 있으리라는 신뢰가 작용했다"며 "IR활동을 적극 진행했을 뿐 아니라 대형 증권사의 영업 네트워크를 끌어올리는 등 투자자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만기구조를 비교적 짧게 설정한 점도 주효했다. 그동안 롯데쇼핑은 3년물과 5년물, 10년물 공모채를 주로 발행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2년물을 배치했다. 롯데쇼핑이 2년물을 배치한 것은 2012년 공모채 시장에 데뷔한 이래 처음이다.
덕분에 AA급 우량채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리테일 투자자마저 롯데쇼핑 공모채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실적이 떨어지거나 신용도가 강등됐다 하더라도 2년물 투자자들은 펀더멘탈 이슈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한 데다 만기구조도 짧아 리테일 투자자가 입찰에 적극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이 공모채를 대규모로 증액발행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롯데쇼핑은 당초 이번 공모채를 최대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롯데쇼핑의 모집금액이 많지 않았기에 투자자들이 처음부터 증액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입찰에 참여했다는 말도 나온다.
롯데쇼핑은 공모채로 조달한 자금을 상품 매입대금 지급 등 운영재원과 9월 1일 발행된 만기 3개월 기업어음을 차환하는 데 투입한다. 발행일은 9월 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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