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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을 움직이는 사람들]아시아나 추가 지원 필요할 수도...어깨 무거워진 하은용 CFO④한진칼과 대한항공 CFO 겸직, 아시아나 재무난 심화에 부담 확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2-09-06 07:39:08

[편집자주]

대한항공은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을 향해 가면서 이에 따른 전략 변화가 요구된다.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의 성공적 인수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경영의 변곡점마다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항상 인물이다. 대한항공을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더벨이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16:13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딜의 구조가 명확히 짜여 있다. 때문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취득하는 인수의 실무작업은 그동안 기업결합심사나 인수 뒤 통합작업(PMI)과 비교해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러나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면서 인수 실무작업도 개시가 늦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도 악화일로를 걷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최초 계획 당시보다 대한항공의 재무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떠오른다. 대한항공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하은용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 조원태 회장의 재무 측근, 항공산업 이해도도 갖춰

하 부사장은 1961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1월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경영전략본부와 자금전략실 등을 거치며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9년 대한항공 재무개선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2012년 상무보 승진과 함께 한진그룹 물류계열사 한진의 재무담당 임원으로 옮겼다가 2013년 다시 대한항공으로 돌아왔다. 복귀 직후에는 항공우주사업본부 사업기획부 담당 상무보, 운항기획부 담당 상무 등으로 일하며 항공산업의 현업 이해도를 키웠다. 이후 2016년 재무본부장 겸 자금전략실장을 맡아 재무업무에 복귀했다.

2019년 11월 실시된 한진그룹 임원인사는 항공업계뿐만 아니라 재계의 이목까지 집중시켰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 뒤 실시하는 첫 임원인사였던 만큼 핵심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진행됐다.

하 부사장은 당시 인사를 통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세대교체의 전면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인사 이후 하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CFO 직책뿐만 아니라 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CFO까지 겸직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하 부사장이 조 회장의 재무 분야 측근으로 자리잡았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 아시아나항공 인수 준비는 끝났지만… 커지는 추가 지원 부담

2020년 11월 결정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식은 3차례의 ‘연쇄 유상증자’다. 먼저 한진칼이 산업은행을 상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5000억원을 확보하고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한다.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10.58%를 확보해 통합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의 경영 관리에 참여한다.

이후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7300억원을 지원하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63.9%를 취득하고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까지 인수하는 구조다.

잇따른 유상증자 가운데 2번째인 2021년 3월 대한항공의 유상증자까지는 완료된 상태다. 특히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를 놓고 하 부사장의 조달전략이 탁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한항공은 2021년 3월 당초 계획이었던 2조5000억원보다 8000억원을 증액한 3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조달금액의 증액을 통해 추가 확보한 8000억원을 채무상환에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2020년 말 660.6%였던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22년 2분기 말 기준으로 264.5%까지 낮아진 상태다.

다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취득을 위한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는 계속 지연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당국들의 기업결합심사 결론이 아직 내려지지 않아서다. 최초 계획상으로는 2021년 6월30일 진행됐어야 할 지분 취득이 5차례 미뤄져 2022년 9월30일로 취득일이 변경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는 불안을 더해가고 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1171.5%였던 부채비율은 2022년 2분기 말 기준 6544.6%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자본잠식까지 시작됐다. 잠식률은 45%다. 아시아나항공은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업계에서는 당초 계획됐던 1조5000억원의 투입만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를 놓고 우려가 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안정적 재무구조를 구축해 둔 만큼 아시아나항공에 추가 지원을 실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분 취득 자체만큼이나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위기 해소 역시 중요한 과제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주요 주주에 올라 있는 것은 대한항공이 주도하는 국내 항공산업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으나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 과정을 감시하겠다는 의도 역시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하 부사장으로서는 당분간 추가 자금 투입의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하는 방향의 재무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하 부사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CFO를 겸직하고 있는 만큼 재무 전략의 가용 폭이 넓은 편”며 “아시아나항공 지원에 양사의 재무 여력을 연계해 대응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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