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KT 지분교환]KT, 금융·미디어 이어 모빌리티로 혈맹 확장업권별 톱티어 사업자와 상호주주 전략 지속, 통신 외 '디지코' 부문 신성장 가속화
이장준 기자공개 2022-09-08 10:02:41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금융과 미디어 영역에 이어 모빌리티로 혈맹을 확장한다. KT를 주축으로 신한금융그룹과 CJ ENM, 현대자동차·모비스 등 각 산업의 국내 톱티어 기업들이 연결되는 양상이다.구현모 대표 체제 들어 KT는 단순 제휴나 일방적 투자를 넘어 외부기업과 지분을 맞교환하거나 이에 준하게 상호 투자하는 전략을 자주 구사하고 있다. 특히 통신 외에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기업(디지코, DIGICO)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T-현대차그룹 7500억 규모 자사주 맞교환…커넥티비티 중심 협력 공고화
KT는 7일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양측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상호 지분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KT와 현대차그룹은 8일 KT 자사주 약 7500억원을 현대차 4456억원, 현대모비스 3003억원 규모의 자사주와 교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KT는 현대모비스 지분 1.46%, 현대차 지분 1.04%를 확보한다. 반대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는 KT 지분을 각각 3.1%, 4.69%씩 보유하게 된다.
양측은 MECA(Mobility service, Electrification, Connectivity, Autonomous) 실현의 기반인 '커넥티비티(Connectivity)' 분야에서 차량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는 데 중점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세대 이동통신(6G) 통신 규격을 공동 개발해 차세대 초격차 기술을 선점할 계획이다.
인공위성 기반의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 인프라 마련에도 나선다. KT가 보유한 자체 통신위성을 통해 관제와 통신망을 구축하고 현대차그룹은 기체 개발과 수직이착륙장(버티포트)을 만드는 역할을 수행한다. 아울러 KT가 보유한 유휴 공간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EV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신사업, RE100(Renewable Energy 100) 공동 대응 등 영역에서 협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탈통신'에 진심인 KT, 각 산업 1등 사업자 연결 통한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
KT는 올 들어 지분 맞교환 카드를 자주 꺼내들었다. 올해 1월 신한금융그룹과 테크·금융 동맹을 맺으면서다. 양측은 동일한 규모(4375억원)의 지분을 서로 매입한 게 시작이다.
KT의 디지털 플랫폼 역량과 신한은행의 금융 노하우를 접목해 신사업 아이템 발굴을 추진해 왔다. 이번에 지분까지 맞교환하며 혈맹을 구축한 양측은 △미래금융DX △플랫폼 신사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빅데이터, 로봇 등 23개 공동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다음 타자는 CJ ENM이 됐다. 올 3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또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를 구매하고 보유채널에 편성하는 등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티빙(tving)과 시즌(seezn)을 통합하기로 했다. KT시즌을 티빙이 흡수합병하고 기존에 KT시즌의 100% 지분을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KT는 각 산업을 대표하는 1등 대기업들과 지분을 교환하는 것과 더불어 핵심 성장 역량을 보유한 중견·중소기업들과는 이에 준하는 상호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 4월 KT의 클라우드·IDC사업부문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사해 출범한 KT클라우드는 7월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기업(MSP)인 메가존클라우드로부터 전환사채(CB) 300억원을 투자받았다. 앞서 2월 KT는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8%를 확보한 바 있다.
지난해 설립한 디지털 물류 플랫폼 전문기업 롤랩은 국내 콜드체인 전문 물류기업 팀프레시가 지분 20%를 확보한 합작법인으로 탄생했다. 올 6월에는 KT가 팀프레시의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시리즈D에 참여해 553억원을 출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이를 통해 KT는 통신사를 넘어 디지코로 인정받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이미 KT는 전체 서비스매출 가운데 41%가 B2B 및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서 발생했다. 오는 2025년까지 이 비중을 5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올 들어 KT의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0.54배에 불과하다. 이에 금융과 미디어, 모빌리티 등 목표로 삼은 미래 사업의 성장성을 인정받아 여기 걸맞은 정당한 기업가치를 받으려 한다. 그 일환으로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는 상대를 파트너로 맞으며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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