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에너지와 손잡은 한화솔루션, 가려운 곳 긁었다 5900억 투자, 2025년 말 양산 목표...미국 엑슨 모빌 제치고 EVA 글로벌 1위 목표
이호준 기자공개 2022-09-13 07:35:1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이 GS에너지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총 5900억원을 들여 태양광 모듈용 시트 소재를 생산하는 합작사를 여수산업단지에 설립하기로 했다.태양광 회사와 정유회사가 합작사를 설립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안정적인 에틸렌 공급처를 확보하고자 하는 한화솔루션과 석유화학 쪽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는 GS에너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상황이다.
한화솔루션은 GS에너지와 태양광 모듈용 시트 핵심 소재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를 생산하는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7일 밝혔다. 합작사 이름은 에이치앤지케미칼(H&G Chemical)이다.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오는 2025년 9월부터 연산 30만톤(t)의 EVA를 생산한다.
합작사의 지분구조는 한화솔루션이 51%, GS에너지가 49%다. 총 5900억원이 합작사 설립에 들어가는데 한화솔루션이 1203억원, GS에너지가 1100억원을 출자한다. 나머지 금액은 합작사가 자금조달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는 한화솔루션과 GS에너지가 손을 잡게 된 배경이 주목하고 있다. 양사 간의 이해관계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GS에너지 자회사인 GS칼텍스는 현재 석유화학 쪽에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2018년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에틸렌 등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제품 생산시설(MFC)을 건설했다. 올해 1분기부터 수익이 나고 있는데 석유화학 수요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EVA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GS칼텍스는 석유화학 제품인 에틸렌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VA 생산에는 에틸렌이 필수적이다. 에이치앤지케미칼은 GS칼텍스가 에틸렌을 생산해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에 납품하는 구조다.
EVA는 태양전지 셀을 만드는 핵심 소재다. 특히 EVA 시트는 태양전지를 이루는 각 층을 접착하는 역할을 한다. 셀을 보호하고, 빛의 투과율을 높이기 때문에 태양전지 시트로 쓰인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EVA 시트를 생산하고 있다.
때문에 한화솔루션 입장에서 보면 합작사는 에틸렌을 더 많이 공급받기 위한 결정이다. 합작사 설립으로 예상되는 한화솔루션의 EVA 생산량은 총 92만t이다. 미국 엑슨 모빌(79만t)을 제치고 글로벌 1위 EVA 생산업체로 올라서는 셈이다.
활용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케미칼 부문이 EVA를 첨단소재 부문에 직접 공급하고 EVA 시트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현재 한화솔루션에선 첨단소재 부문이 EVA 시트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 추정치 기준 한화솔루션의 EVA 시트는 시장 점유율 7%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지난해 한화솔루션 전체 매출의 약 2%(2834억원)로 추산된다. EVA가 태양광 모듈의 소재인 만큼 케미칼 부문이 큐셀에 공급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EVA 시장 전망은 맑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EVA 시장은 연간 440만t 규모다. 탄소중립 정책 확대 등 태양광용 시트 수요 증가로 연평균 5.6%의 시장 성장률이 예상된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도 이에 맞춰 EVA 시트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GS그룹은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의지가 큰 상황이라 논의가 잘 됐다"라며 "합작사가 EVA를 생산하게 되면 케미칼 부문이 EVA시트를 만드는 회사들에게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이 국내 석유화학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한 건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회사는 지난 1999년말 DL케미칼(옛 대림산업)과 현물출자방식으로 전문석유화학기업 여천NCC를 설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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