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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P 전략 어디로]QD-OLED 호평에도 웃지 못하는 삼성①"OLED 캐파 확대" 시사한 JH, 실제 의사결정은 쉽지 않아

김혜란 기자공개 2022-09-19 14: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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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전략적 모호성일까, 아니면 삼성전자 특유의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을 실행해 나가는 과정일까. 세계 1위 TV업체 삼성전자의 OLED TV 전략 방향성이 뚜렷하지는 않다. 삼성이 지향하는 프리미엄 TV 전략을 펼치려면 LCD를 뛰어넘는 차세대 OLED 시장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삼성은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런 와중에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이 이달 초 열린 베를린 IFA에서 OLED TV 생산 확대를 시사했다. 전향적인 입장 변화다. 그러나 실제로 삼성전자가 OLED 라인업을 강화하기까지는 여러 관문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4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차세대 TV 기술로 꼽히는 만큼 세계 1, 2위 TV 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OLED TV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매번 '기술 초격차'를 강조해온 삼성전자가 OLED TV 전략만큼은 모호성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유독 OLED TV 전략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삼성전자 세트(완성품) 사업부의 의사결정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요 쟁점과 변수들이 있었다.

◇이어지는 QD-OLED 호평에…한종희 부회장의 전향적 발언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OLED TV를 출시했다. 미국과 유럽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QD-OLED 패널을 채용한 TV를 팔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소니에도 QD-OLED 패널을 납품한다.

지금까지 소니와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탑재해 시장에 내놓은 QD-OLED TV는 외신과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대체로 호평을 받고 있다. OLED 시장 조사업체 유비리서치도 이달 초 열린 유럽 최대 규모 가전박람회 베를린 'IFA(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IFA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8K Neo QLED TV와 QD-OLED TV를 동시에 볼 수 있어 두 제품의 화질을 쉽게 구별할 수 있었다"며 "결과는 QD-OLED TV의 판정승"이라고 평가했다. QD-OLED TV 자체는 액정표시장치(LCD)에 비해 선명하고 뚜렷한 화질을 구현해 차세대 기술로 시장의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QD-OLED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아지자 과거 "OLED TV는 영원히 안 한다"던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부회장)도 최근 전향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IFA에서 기자들과 만나 QD-OLED TV 생산량 확대를 시사한 것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QD-OLED TV 전략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맞추기 위해 (마이크로LED와 네오 QLED 8K TV 외에) QD-OLED도 하나의 축으로 가져갈 것"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패널을 채용한 TV 캐파(CAPA, 생산능력)를 확대할 거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현지시각) 베를린 IFA 삼성전자 단독 전시관 '시티큐브 베를린(City Cube Berlin)에 삼성전자가 전시한 QD-OLED TV. (사진=김혜란 기자)

앞으로 QD-OLED TV 생산을 늘리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인데 공언과는 달리 사실 속내는 복잡하다. 한 부회장은 OLED TV 생산을 확대하지 못하는 데 대해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공급량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가 현재 생산할 수 있는 QD-OLED 유리원판은 월 3만장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는 55·65인치 패널만 생산하고 있는데 유리원판 한 장에서 65인치 패널 3장, 55인치 패널 2장이 나온다. 수율 100%를 가정했을 때(현재 삼성디스플레이 수율 85% 수준) 연간 180만장 정도의 캐파다.

한 부회장이 IFA 기간 중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QD-OLED TV 생산 확대를 시사하는 동시에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 가능성을 다시 얘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 부회장은 '결렬된 LG디스플레이와의 협상이 재개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라고 답변했다.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 패널도 공급받을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와의 동맹설에도 또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수요는? 수익성은?…삼성의 복잡한 속내

삼성전자로서는 LCD TV 비중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LCD 패널을 공급하는 중국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 한 부회장이 언론을 통해 자회사를 통해서든, LG디스플레이와 손을 잡든 OLED TV 비중을 언제든 늘릴 수 있다는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양쪽 모두 실제로 QD-OLED 패널과 이를 탑재한 TV 생산을 늘린다는 의사결정을 당장 내리기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캐파를 확대하려면 삼성전자가 OLED 패널 공급 확대 요구가 선행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간 캐파 확대에 대한 진척된 협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순현금이 작년 말 기준으로 22조원이 넘을 정도로 투자 여력은 충분하니 돈이 문제는 아니다. 아직 OLED TV는 수요가 불확실한 데다 OLED 패널의 원가 경쟁력이 떨어져 현재 주류인 LCD TV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해나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QD-OLED 기술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해도 수요가 LCD TV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가 전망한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약 2억879만대에 달하는데 올해 상반기 전 세계 OLED TV의 출하량은 약 275만대에 불과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일단 시설투자를 하면 막대한 감가상각비를 부담하고 수익성 저하도 감당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속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삼성은 이제까지 LCD TV인 네오 QLED TV가 프리미엄 최상단에 있다고 강조해 왔다. OLED TV는 이보다 한 수 아래있다는 것이다. LG전자가 OLED TV를 주력으로 밀 때 삼성은 QLED가 훨씬 뛰어나다는 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의 W-OLED 대항마로 QD-OLED를 내놔도 QLED 뒤에 숨겨놓을 수밖에 없었다. QD-OLED TV를 내세울수록 기존 마케팅 전략을 완전히 뒤집어야 하는 데다 삼성전자의 현재 주력인 네오 QLED TV의 성장을 저해하는 구도가 만들어지는 상황이 삼성전자로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2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OLED 사업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OLED 캐파 확대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현지시각) 베를린 IFA 삼성전자 단독 전시관 '시티큐브 베를린(City Cube Berlin)에서 해외 관람객과 바이어들이 네오 QLED TV 8K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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