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김상수 리스크관리부문장 "시장과 정책금융의 조화 원칙"⑥삼고 상황에 따른 저성장 우려...반도체 지원 '3조' 리스크 관리 중책
김서영 기자공개 2022-09-21 07:29:29
[편집자주]
1954년 설립된 KDB산업은행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산업 및 국민경제 발전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정책 금융기관이다. 올해 6월 선임된 강석훈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도맡은 인물로 부산 이전 과제를 부여받았다. 부산 이전 이슈가 당면 과제이나 산은에는 끝나지 않은 장기 구조조정 기업과 혁신기업 지원 등 산적한 상황이다. 더벨이 신 정책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산은의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9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5년 내 KDB산업은행에서 역할이 확대된 영역 중 한 곳을 꼽으라면 리스크관리부문을 꼽을 수 있다. 과거 산은은 리스크 관리를 핵심적인 부문으로 여기지 않았다. 산은은 타행과 달리 이익과 재무 안정성을 주된 목표로 움직이는 은행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산은에 리스크관리부가 생긴 건 2001년이다. 리스크 전담 인력이 꾸려졌지만, 그 필요성이 커진 건 2008년 '리먼 사태'가 터진 직후다. 이때부터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워온 산은은 2016년 3조원대 적자에도 안정적인 BIS 비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리스크관리부문의 역할 강화 기조는 강석훈 회장 체제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최근 "경제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 대응할 체계가 필요하다"며 ‘KDB 비상경제대응체제’ 구축을 선포했다. 산은은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가동해 자금 조달·공급 상황과 현안기업의 경영정상화 상황, 은행의 손익 및 리스크 등을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산은의 리스크관리부문은 김상수 부행장(사진)이 이끌고 있다. 김 부행장은 19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산은의 주요 리스크를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금리와 고환율, 고물가 등 삼고 상황에 따른 국내 경제의 저성장"이라고 봤다. 이는 강 회장의 위기 상황 진단과 일맥상통하다.
김 부행장은 "은행 입장에서 기업의 실적 악화에 따른 부도 위험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다행히 현재 산은의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고정이하여신(NPL)이 1.1%를 찍고 있고, 대손충당금도 2020년부터 매년 1조원씩 쌓고 있어 충당금 설정률이 250%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1966년생인 김 부행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석사 과정도 밟았다. 김 부행장은 영국 유학길에 올라 레딩(Reading)대 재무위험관리 석사를 마쳤다. 김 부행장은 이때부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전문성 키워나갔다. 같은 대학원에서 금융계량경제학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 부행장은 1991년 입행하면서 산은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산은 안팎에서 기획 및 전략통으로 손꼽힌다. 김 부행장은 국제기획부와 외환영업실을 거쳐 퀀트팀장과 금융파생1팀장, 전략팀장, 리스크검증팀장, 파생금융영업단장, 금융공학실장 등을 역임했다.
리스크관리부문장에 오른 건 2019년 12월이다. 올해로 선임 4년 차다. 김 부행장은 리스크 관리의 원칙으로 "산은은 '시장형 정책금융 기관'을 표방하고 있다"며 "CRO로서 시장형 금융기관으로서 이익을 늘려 주주이익으로 환원하는 데 발생하는 리스크와 정책금융 기관으로서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조화롭게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산은은 기업의 구조조정 역할에 집중하면서 자금 지원에 따른 건전성 관리에 역량을 쏟았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20여년 보유해왔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사이의 항공빅딜에도 1조원 이상 자금을 투입했다.
여기에 올해 강 회장 체제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강 회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앞으로 5년간 반도체 산업에 30조원가량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민간금융과 손잡고 대규모 투자 자금과 인수 수요 충족시킬 방침"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에 촘촘하게 금융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라고 말했다. 또 "국내 경제 재도약을 위해 향후 5개 정도의 산업군에 대해 지원할 것이며 반도체가 1호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팹리스(fabless) 기업 10조원 △소부장 10조원 △메모리 반도체 기업 10조원이다.
김 부행장은 대규모 자금 소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강 회장이 밝힌 반도체 30조원 지원 계획은 아직 구체화 되기 전으로 새로운 의제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또 "이는 앞서 말한 '시장형 정책금융 기관' 역할 중 정책금융 기관의 역할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계획이 구체화 되면 리스크를 관리하고, 실현 가능한 공약이 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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