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가능성 엿본 美사업' 투자 안 멈춘다 1년만에 500억 유증, 아시안푸드 생산설비 확충 비용절감 모색
이효범 기자공개 2022-09-23 07:58:2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1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풀무원이 1990년대 미국 시장에 진출한지 30여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낸데 이어 최근에는 FI(재무적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국내사업과 달리 미국사업은 여전히 아픈손가락이다. 풀무원은 매년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투자를 지속했다. 최근에는 주력인 아시안푸드의 현지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비용을 절감해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풀무원푸드미국법인(Pulmuone Foods USA)은 20일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보통주 5800주를 발행하는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인 글로벌이에스지혁신성장사모투자합자회사에 4640주를, 모기업인 풀무원미국법인(Pulmuone U.S.A., Inc.)에 1160주를 각각 배정했다. 1주당 가격은 약 862만원이다.
풀무원푸드미국법인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풀무원의 증손회사다. 출자구조는 '풀무원-풀무원식품-풀무원미국법인-풀무원푸드미국법인'으로 이어진다. 풀무원푸드미국법인은 지난해 10월에도 46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풀무원미국법인을 대상으로 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였다.
이번 증자에서 풀무원푸드미국법인의 기업가치는 다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상증자 당시 1주당 가격은 1166만원이었다. 다만 최근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증자에서 벗어나 제3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풀무원이 기존에 책정했던 기업가치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시장에서도 풀무원푸드미국법인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풀무원푸드미국법인은 조달한 자금을 생산설비 확충에 쓸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서 주로 아시안푸드(누들 종류의 HMR)를 위주로 매년 매출을 늘리고 있다. 그동안 늘어나는 현지 수요를 국내 수출물량으로 충당했다. 하지만 이번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설비를 늘려 현지 생산케파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풀무원미국법인의 매출액이 매년 늘고 있는 것도 풀무원푸드미국법인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풀무원미국법인의 자회사는 풀무원푸드미국법인 뿐만 아니라 나소야푸드미국법인, 한국바이오기술투자 등이 있다. 풀무원 미국사업은 나소야푸드미국법인의 두부와 풀무원푸드미국법인의 아시안푸드가 주력이다.
풀무원미국법인의 매출액은 지난 2019년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어 2020년 2561억원에 달했다. 당시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풀무원은 미국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또다시 확인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시련도 있었다. 풀무원미국법인이 다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각국의 봉쇄정책 영향으로 글로벌 물류 시장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에서 매년 늘어나는 아시안푸드 등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 뿐만 아니라 수출을 통해 물량을 더했다"며 "하지만 수출 과정에서 물류비용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손실이 불가피 했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손실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단하지 않았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든 이후에도 거래선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그 결과 풀무원미국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500억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라면 연간 매출액은 3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또 반기총포괄손익도 28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기준으로 최근 5년간 총포괄손익이 플러스 수치를 기록한 적이 없다. PEF가 풀무원푸드미국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풀무원푸드미국법인은 이번 증자를 통해 공장을 증설할 경우 비용을 큰폭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주력제품인 아시안푸드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길로이 공장에서 생산된다. 현지 생산으로 부족한 공급은 수출로 충당해왔는데 여기에는 해상물류비용 등이 더해져 손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큰돈이 들어가지만 현지 생산물량을 늘리면 그만큼 연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앞선 관계자는 "미국사업은 크게 두부와 아시안푸드를 두축으로 진행되고 있고 최근 식물성 지향 식품들이 새롭게 크고 있다"며 "특히 아시안푸드 매출액은 최근 5년간 6배 커질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풀무원푸드미국법인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아시안푸드 생산설비 증설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