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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수경 부행장, 고객 소통 능력으로 소비자보호 책임진다③농협 첫 대졸 여성사원에서 폐쇄 대상지점 정상화 능력 발휘

김형석 기자공개 2022-09-28 07:10:59

[편집자주]

NH농협금융은 2012년 신용·경제 사업분리(신경분리) 이후 5대 금융지주로 성장했다. 이 밑바탕에는 NH농협은행의 견실한 성장이 있었다. 지배구조 면에서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농협금융 입장에서는 농협은행의 성장이 독립경영의 지렛대 역할의 핵심 키다. 농협은행의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통해 농협은행의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의 소비자보호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임원은 이수경 부행장(사진)이다. 농협은행에서 부행장급이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hief Customer Officer, CCO)를 맡은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 부행장은 소비자보호부 아래 기존 소비자보호기획팀, 금융사기대응팀, 민원팀, 소비자보호지원팀을 담당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확대 개편한 소비자보호부문을 이 부행장에게 맡긴 것은 그의 뛰어난 업무수행 능력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남성 임원의 비중이 압도적인 은행권에서 이 부행장은 업무지원부터 일선 영업지점까지 맡은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입증받았다.

그는 폐쇄대상지점을 정상화시켰고 카드부문 마케팅팀장을 맡을 때에는 정해인 배우를 발탁해 업계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첫 대졸 여성 신입에서 임원까지

전북 익산 웅포 출신인 이 부행장은 이리여고와 전북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그는 농협 역사에서 첫 대졸 출신 여사원이다. 당시 농협을 포함한 금융권에서 여성 직원 대부분은 상고 출신이었다. 농협중앙회 점포지원단에서 근무했던 5년간 여성 책임자는 이 부행장이 유일했다.

그는 2011년까지 이력의 절반 이상을 농협중앙회 본부에서 재직한 뒤 2012년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은 신용·경제 사업분리(신경분리)로 농협은행이 출범한 해다. 농협은행에서 그의 첫 직책은 업무지원부 팀장이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일선 지점장을 맡았고 2018년 농협은행 카드부문을 맡아 카드고객행복센터 센터장과 마케팅부 부장, 카드회원사업부 부장을 지낸 뒤 지난해 1월 부행장으로 선임됐다. 농협은행에서 여성 임원이 탄생한 것은 2018년 장미경 NH농협캐피탈 여신관리본부 부사장 이후 그가 두번째다.

◇ 폐쇄대상지점 정상화…카드사업 마케팅 혁신

이 부행장이 일선 영업지점을 맡은 것은 2015년이다. 당시 그는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지점의 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업무지원에 강점이 있던 그에게 일선 영업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지점의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서울 한복판으로 부자 고객이 많을 것이란 이미지와 달리 당시 한남동지점은 3년 연속 폐쇄대상지점으로 낙인이 찍힌 상황이었다.

그는 지점장 발령 이후 고객 응대 방법부터 세밀하게 챙겼다. 세금고지서 한 장 들고 오신 할머니를 포함해 지점을 방문한 모든 고객을 부자고객처럼 응대하도록 했다. 지점 직원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것도 잊기 않았다. 직원의 건강과 집안 사정 등을 꼼꼼하게 챙겼다. 성과 역시 직원과 공유했다. 고객과의 신뢰를 쌓은 한남동 지점은 1년여 만에 폐쇄대상 지점에서 벗어나 정상 지점으로 거듭났다.

한남동지점과 동교동지점에서 지점장을 역임한 뒤 그의 다음 임무는 카드부문이었다. 지점에서 고객 영업을 경험한 그는 카드부문에서도 역량을 발휘했다.

대표적인 성과는 카드 마케팅부장을 맡은 2019년이었다. 당시 농협카드는 농협은행 내부 부문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보다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상당부분 제한돼 있고, 타 은행계 카드사보다 젊은층에 대한 관심도도 적었다.

이때 그가 추진한 것은 농협은행 새로 발탁된 정해인 배우를 농협카드 모델로 적극 활용했다.

◇ 전담 인력 확충…소비자보호 강화

농협은행의 소비자보호부문장은 다른 임원이 겸직하거나 소비자보호부장이 함께 맡아 왔다. 2016년엔 김호민 부행장이 경영기획본부와 소비자보호본부를 총괄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서윤성 준법감시인이 소비자보호부문장을 겸직했다. 2020년에는 강문철 소비자보호부장이 부문장을 겸했다.

이 부행장이 소비자보호부문을 단독으로 맡게 된 것은 그만큼 농협은행에서 소비자보호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부행장이 CCO로 선임된 이후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관련부서 확대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6월 소비자보호지원팀을 신설했다. 이 부서는 소비자보호뿐만 아니라 은행 내 다른 부서와의 협업과 의견 조율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소비자보호부 부서원은 40여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소비자보호부문은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도 담당하고 있다. 2020년 8월 만든 '금소법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펀드 사태를 야기한 실적 위주의 무리한 성과평가를 대체할 수 있는 직원 평가시스템 구축에도 일조했다. 농협은행은 성과평가 항목 중 고객수익률 관리 배점을 확대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 부문의 배점 비율을 20% 이상 차지하도록 했다.

농협은행은 이어 금융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령자 모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시스템 개발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올해 안에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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