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바이오 컨퍼런스]"글로벌 트렌드에 기민해야, 역시 대세는 항암·비만·CNS"서근희 삼성증권 바이오 애널리스트 "면역항암제 병용 및 비만 제형 등 주목"
김형석 기자공개 2024-10-24 09:01:5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과 유럽 등 바이오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국내 바이오텍에 있어 투자심리 위축은 꽤 아픈 이슈였다.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에서 답을 찾기 위한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지만 갈길은 여전히 멀다.서근희 삼성증권 바이오 애널리스트(사진)는 선진 바이오 기업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졌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글로벌 R&D 트렌드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성이 높은 섹터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항암과 비만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면역항암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11%…병용 치료제 연구 활발
2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서근희 애널리스트는 '신약개발 글로벌 시장동향과 기술트렌드'를 주제로 연단에 섰다.
그는 애널리스트로 10년간 근무하면서 지켜본 결과 국내 바이오텍의 기술력이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는데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 글로벌 R&D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경쟁력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유망 분야로는 항암제와 비만치료제, 중추신경치료제(CNS) 등을 꼽았다. 특히 항암제의 경우 꾸준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핵심 분야로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2년 1380억달러(약 190조원) 수준인 해당 시장 규모는 2032년엔 4013억달러(약 55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11.43%다.
항암제 시장의 성장 근거는 면역항암제에서 찾았다. 머크의 키트루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일본 오노약품이 공동개발한 옵디보 등 면역항암제가 지속적으로 적응증을 넓히면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키트루다의 경우 현재 확보한 적응증만 40여개에 달한다. 이에 따른 지난해 매출은 3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의 면역항암제 공략을 위한 전략으로는 역시 '병용'을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키트루다와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형 협업을 들었다. 현재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제형인 키트루다의 SC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방사선 리간드 요법(RLT) 등 다양한 항암치료 기술이 소개되고 있지만 현실화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 사이 기존 면역항암제가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국내 바이오텍은 이들과의 병용요법 연구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만치료제 투약 주기 등 경쟁력 확보…CNS, 우울증·조현병도 주목
두번째 꼽은 키워드인 비만치료제의 성장에 대해선 인식 전환을 꼽았다. 비만이 기존과는 다르게 질병의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치료제가 상용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30년 1000억달러(138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예측된 CAGR은 21.98%에 달한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빅파마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다. 지난해까지는 위고비의 기세가 컸다. 매일 주사해야 하는 기존치료제와 달리 1주일에 한 번으로 투약 빈도를 줄인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엔 마운자로 효과가 위고비를 뛰어넘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일라이 릴리의 성장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2024년 2분기 마운자로의 매출액은 30억91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71.06% 급증했다. 반면 위고비는 이 기간 23.30% 성장한 16조8300만달러에 그쳤다.
그는 "과거 선점 효과로 노보노디스크의 매출 성장세가 거셌지만 부작용과 효과 면에서 더 뛰어난 마운자로가 새로운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며 올해 4분기 투약 빈도를 1달 이상으로 늦추는 신약들의 임상 결과발표가 예정돼 있는 만큼 향후엔 비만치료제의 효과에 대한 경쟁력이 시장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 역시 경구용을 포함해 다양한 제형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을 위해선 확보를 위해선 빅파마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CNS에 대해선 다양한 테마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알츠하이머에 치중한 국내 R&D에 반해 글로벌 시장에선 다발성경화증과 항전신병·우울증 등의 치료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봤다.
그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성장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연구 트렌드는 우울증과 조현병의 관심이 높다"며 "CNS의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국내 기업들 역시 알츠하이머 외 적응증에도 집중적인 R&D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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