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CB2.0 현지화' 통해 리딩뱅크 위상 강화"⑧전채옥 KB국민은행 런던지점장 "유럽대륙에 제2거점 만들어 동반 성장할 것"

런던(영국)=한희연 기자공개 2022-10-14 07:31:04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3월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은 새로운 사무실로 터전을 옮겼다. 1991년 현지법인으로 영국에 터를 잡았을 때부터 써 왔던 사무실이 계약 만료됨에 따라 30년만에 이사를 하게 됐다. 여러 후보를 물색한 끝에 런던 교통 거점으로 손꼽히는 리버플스트리트(Liverpool Street)역 바로 앞에 새 사무실을 마련했다.

리버플스트리트역은 7개 라인이 통과해 런던 북부와 동부 등으로의 접근성이 높다. 또 지난 5월 개통된 엘리자베스라인(Elizabeth line)을 통해 히드로(Heathrow)공항까지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고객과의 미팅을 위한 출장이나 외부 고객의 방문에 있어 최적의 위치를 택하며 '네트워크 확대'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국민은행은 현지법인이었던 런던 네트워크를 2018년 5월 지점으로 전환했다.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런던에서는 현지법인 형태보다 지점형태가 더 많은 딜에 통크게 참여하기 유리했다고 판단했다. 대출한도가 본점 자본금의 25%까지 확대됐고 모행의 신용도를 공유하게 되면서 가용자본 규모가 확 늘었다. 이는 공격적인 영업활동으로 이어져 연평균 86.5%의 대출성장률이라는 기록을 낳게 했다.

전채옥 런던지점장(사진)은 2018년 지점전환 후 정착 단계까지 전 과정을 지휘했다. 그는 2018년 1월 런던법인장을 부임해 그해 5월 런던지점장이 됐다. 조직 시스템 세팅, 전략적 방향설정, 인력확보 등 지점전환을 전후한 기반 마련을 통해 지금의 비약적 성장을 일궈내기까지 전 과정을 함께했다.

그는 오랜 경력을 보유한 IB전문가다. 런던으로 부임하기 직전까지 IB부문에서 부동산과 인프라 딜을 섭렵했다. 그는 2000년 6월부터 2017년말까지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투자금융 업무를 담당했다. 투자업무, 부동산 개발금융 등을 거쳐 도로·철도·항만 등 인프라금융을 수행해 왔다. IB 전문성으로 무장한 그를 국제금융의 중심인 런던의 총 지휘자로 낙점한 것은 미래의 전략 방향에 꼭 맞는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런던에서 국민은행은 한국계 지상사 대출 위주의 전통적인 CB(기업금융) 업무에 강점을 가진 곳이었다. 하지만 시장 변화와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반드시 필요했고 IB는 새로운 먹거리의 주요 축으로 부상했다. 전 지점장은 런던에서 기업대출과 IB유닛의 투자금융업무에 대한 전략 수립, 개별사업에 대한 지원, 유가증권, 외환(송금, Trade Finance) 등을 아우르며 기존 강점과 신규 추진 업무가 조화를 이루며 성장하도록 완급조절에 힘쓰고 있다.



그는 처음 런던에 부임했던 2018년 당시와 지금은 분위기 차이가 확연하다고 얘기한다. 2018년 런던은 한국계 은행의 무덤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국내 은행의 존재감이 미미한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4년만에 위상이 확 달라졌다. 이는 많은 한국계 은행들이 IB 등 새로운 업무를 추진하며 인력과 자원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한 결과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확대와 위상강화, BTS 등 K컬쳐의 영향력, 특히 영국에서는 손흥민 등의 활약으로 한국의 인지도가 많이 올라간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금융, 산업,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상승세를 타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변화는 최근 동유럽 출장에서도 확인됐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본사 글로벌·심사·대기업금융 담당 본부장 등과 함께한 동유럽 행이었다. 전 지점장은 "동유럽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배터리 3개 기업들의 대규모 생산시설을 둘러보며 한국 기업의 위상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며 "이들 기업의 성장에 금융부문에서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어 보람됐다"고 설명했다.

상승세를 톡톡히 누리고 극대화하기 위해 국민은행 런던지점은 새로운 먹거리를 확실히 챙기는데 매진할 계획이다. 현지 시장에서 국내 금융의 위상이 이전보다는 높아졌으나 아직 인력 등 면에서 일본계 등에 비해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부족한 부분을 하나둘 채워나가며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전 지점장은 "주요 고객인 한국계 기업에 의존하는 CB1.0 단계에서 현지금융과 협업하고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CB2.0을 추진해 현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거점으로서 성장해 나가면서 가까운 시점에 유럽대륙에도 제2의 거점을 만들어 동반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ESG 가치를 고려한 금융은 중요한 이슈를 부각되고 있다. 국민은행 런던지점 역시 CB2.0으로 변화를 꾀하며 ESG 이슈도 아울러 보려는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팬데믹 회복과정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COP26를 영국에서 개최, ESG를 강조했고 국민은행 역시 전기차 배터리기업에 대한 마케팅을 주력해 오고 있다"며 "이들 배터리 기업의 유럽내 지속적 투자실적과 계획, 해당 기업의 재무실적 및 향후 전망 등을 면밀히 검토, 기업들의 성장 사이클에 맞는 맞춤형 금융 지원 방안을 고민하면서 이를 실적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배터리기업의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을 대상으로 금융제공 확장이 가능한지 여부를 현지 금융니즈 분석 등을 통해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최근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와 관련해서는 좀더 경계 태세를 높이는 분위기다. 금리의 인상속도에 맞춰 조달과 운용시장도 비슷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어느 정도 시차는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당분간은 딜에 임할 때 철저한 수익성 분석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그는 "순이자마진(NIM) 관리 강화와 금융주선에 따른 주선수수료 수취로 수익성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때"라며 "수익성 위주로 선별해서 딜을 진행하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