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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 거버넌스 이슈 점검]SK하이닉스, 손자회사 딜레마…해외기업 인수도 쉽지 않네④지주법규상 국내기업 100% 인수해야, 해외 반도체 기업 M&A도 어려워져

원충희 기자공개 2022-10-12 13:10:38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실시된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사익편취, 상호·순환출자는 물론 국외 계열사와 공익법인을 통한 우회적인 지배력 유지·강화 사례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주의해야 할 지배구조 이슈도 늘었다. 내부지분율, 국외계열사, 공익법인 등을 통해 주요 테크기업에 어떤 거버넌스 이슈가 있는지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7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지배구조 이슈에서 남은 숙제 중 하나는 SK하이닉스다. SK㈜→SK스퀘어→SK하이닉스 출자구조로 인해 손자회사 제약에 걸려있다. 그룹 내 손꼽히는 주력 계열사임에도 지주사에 그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인수합병(M&A)에 나설 경우 지분을 100% 사들여야 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키파운드리를 100% 인수해야 했다. 다만 이 제한은 국내기업으로만 한정된다. 해외기업은 지분투자 형태로 들어갈 수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영국계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 공동인수를 공론화할 수 있던 배경이다.

◇지분 20% 관계사 의미는 '불완전한 지배력'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에서 반도체 사업이 차지하는 위상은 지난해 전체 매출(169조원) 가운데 43조원, 당기순이익 18조원 중에서 9조원에 이른다. 대부분 SK하이닉스가 거둔 실적이다. SK㈜와 특수관계자가 자회사 SK스퀘어 지분 30.03%를 갖고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지분 20.07% 형태로 소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엄밀히 말하면 SK스퀘어의 관계회사다. 그룹이 단독 지배력을 갖진 못했으나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요 이사를 선임하고 주요 정책을 결정할 수 있음에도 지분이 30%에 못 미치는 탓에 관계사로 정리됐다. 지배력이 있지만 온전한 수준은 아니라는 반증이다.


이 때문에 자회사 요건 이슈가 터질 때마다 SK하이닉스가 휘말렸다. 공정위가 법 개정을 통해 손자회사 요건의 지분 20%에서 30% 상향하려 할 때 SK하이닉스가 우려된 이유다. 현재보다 지분을 10% 더 사야하는 데 6조원 가량이 소요될 수 있다. 다만 개정법령이 신규 지주사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정해지면서 이 문제를 피했다.

SK텔레콤이 ICT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로 인적 분할할 때부터 지금까지 SK㈜와의 합병설이 제기되는 것도 손자회사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올리고 싶어 한다는 시장의 관측이 있었다. 그룹 내 손꼽히는 주력 계열사지만 지주사에 그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어서다.

무엇보다도 M&A의 한계가 뚜렷하다. 국내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타사의 지분을 100%로 소유해야 한다. M&A를 할 때 지분 전체를 사야한다는 의미다. 키파운드리 같이 사이즈가 크지 않은 업체면 몰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기업은 인수하기가 어려워진다.

◇반도체 패권경쟁 심화, 해외기업 경영권 인수 더 어려워져

다만 해외기업은 예외다. 공정법은 국내로만 한정되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경영권 지분만 가지는 형태가 가능하다. 문제는 해외 반도체 관련 기업은 인수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자국주의가 강해지면서 주요 기술유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각국 정부의 기업인수 승인심사에 정치적 요소가 반영됨에 따라 승인이 나지 않는 일도 빈번해졌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에 투자할 때도 일본은 자국 대표기업을 한국에 넘기는 데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컸다. 결국 사모펀드 출자자(LP)와 전환사채(CB)를 일부 사면서 경영권을 제한하는 딜 구조로 매각 측을 설득했고 반독점 심사를 통과했다.

해외기업 인수가 손자회사 제약이 걸리지 않는다 해도 결코 문이 넓지는 않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박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 현장에서 "ARM M&A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이라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RM은 현재 기업가치가 70조원 이상으로 알려지면서 인수규모가 상당히 큰 매물이다. 더구나 엔비디아가 M&A를 하려다 당국 승인 및 독점 이슈로 좌절되는 등 규제 장벽을 넘기도 어려운 물건이다. 공동인수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등으로 들어가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손자회사 규제와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 사이에서 SK하이닉스가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은 생각보다 넓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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